정신과
쉽게 화내고 매번 남 탓… ‘이것’ 의심 증상?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9/08 20:00
사소한 일에도 쉽게 화를 내거나 습관적으로 남에게 잘못을 돌리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면 ‘분노조절장애’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 분노조절장애는 분노를 통제·조절하지 못하는 상태로,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간헐성 폭발장애’라고도 표현한다.
간헐성 폭발장애는 스트레스로 인해 뇌 편도체와 전전두엽의 소통에 문제가 생기며 나타난다. 전전두엽은 편도체가 느끼는 감정을 조절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하는데, 과도한 스트레스가 쌓이면 전전두엽의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면서 간헐성 폭발장애 증상을 보이게 된다.
보통 화를 많이 내는 사람만을 고위험군으로 생각하지만, 화를 지나치게 참는 사람 역시 고위험군에 속한다. 겉으로는 분노를 드러내지 않아도, 편도체는 계속해서 분노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전전두엽이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분노가 쌓이면 언제든 분노가 밖으로 표출될 수 있다.
분노조절장애 의심 증상을 보인다면 최대한 빨리 치료에 임해야 한다. 증상을 방치할 경우 폭력성이 심해지면서 타인에게 물리적 폭력을 가하는 등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분노조절장애 특성상 환자 스스로 질환을 의심하기 어려운 만큼, 주변의 관심과 함께 초기에 치료를 권유하는 게 중요하다. 병원에서는 감정기복·충동을 조절하는 약물 치료와 함께, 면담을 통해 자신의 분노를 인지한 뒤 행동이 아닌 언어로 표현하는 감정조절 훈련 치료를 병행한다.
환자 스스로 화를 잠재우는 방법을 배우고 실천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화가 날 때 숫자를 세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흥분한 상태에서 숫자를 셀 경우, 이성에 관여하는 좌뇌를 사용하면서 감정에 관여하는 우뇌의 작용이 일정 부분 제어된다. 이밖에 특정 무늬를 유심히 보거나 펜 개수를 세는 행동도 도움이 된다. 화를 유발하는 대상이 있다면 당분간 그 대상을 보지 않도록 한다.
다음은 분노조절장애 자가진단 리스트다. 1~3개에 해당되면 감정 조절이 가능한 상태며, 4~8개는 감정조절 능력이 약간 부족한 상태다. 9개 이상일 경우 분노조절이 힘들고 공격성이 강한 상태로, 전문가 상담을 통한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 등을 고려해야 한다.
▲성격이 급하고 쉽게 흥분한다.
▲내 잘못을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고 화를 낸다.
▲다른 사람의 잘못을 넘기지 못해 꼭 다툼이 발생한다.
▲화가 나면 상대방에게 거친 말 또는 폭력을 행사한다.
▲화가 나면 주변 물건을 집어 던진다.
▲화가 쉽게 풀리지 않아 종종 울곤 한다.
▲하고 있는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쉽게 포기하고 좌절감을 느낀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화를 내 일을 망친 경험이 있다.
▲잘한 일은 반드시 인정받아야 하고 그러지 못하면 화가 난다.
▲온라인 게임을 하던 중 의도대로 되지 않아 화를 낸 적이 여러 번 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무시당하는 기분과 함께 억울하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