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패럴림픽' 지난 5일 폐막
끊임없는 훈련 통해 장애 이겨낸 모두가 '영웅'
과학화·세대교체·여건 개선 등 과제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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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보치아 페어(BC3) 결승에서 정호원과 최예진이 금메달을 획득한 뒤 기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DB

앞을 볼 수 없고 걸을 수도 없지만 계속해서 뛴다. 휠체어는 두 다리처럼 자유자재로 코트를 누비며, 손 대신 입으로 힘껏 활시위를 당긴다. 장애인 운동선수들의 도전 자체가 기록이자 기적인 이유다.

◇도쿄 패럴림픽 폐막… 韓, 금2·은10·동12로 종합 41위
지난 5일 2020 도쿄 패럴림픽이 막을 내렸다. 올해 대회에는 22개 종목에 181개국 44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우리나라에서는 86명의 선수가 14개 종목에 나섰으며, 금메달 2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2개를 따내며 41위를 기록했다.

패럴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은 척수장애, 시각장애, 뇌병변장애, 지적장애, 절단·기타장애 등을 갖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근육 손상 ▲수동적 운동장애 ▲사지 결핍 ▲다리 길이 차이 ▲저신장 ▲긴장과도 ▲운동실조 ▲아테토시스 등 8개 신체 장애와 시각장애, 지적장애 등 10개 항목이다. 선수들의 참가 종목은 비슷한 장애를 가진 선수들끼리 경쟁할 수 있도록 장애 유형과 정도에 따라 한 번 더 구분된다.

◇선수들, 제한된 훈련·부상 위험 이겨내
신체 특성상 상당수 운동이 불가능한 장애인 선수들은 제한된 훈련만으로 신체적 한계를 이겨내야 한다. 대회 준비과정을 지켜본 대한장애인체육회 김영식 트레이너는 “장애 유형별, 종목별로 훈련법이 다르고 제한되는 운동 또한 많을 수밖에 없다”며 “예를 들어 척수 손상이 있는 선수의 경우 무거운 물건을 들 수 없어 근력 강화에 필요한 여러 운동들이 제한되고, 농구와 같이 팀으로 진행되는 종목은 각 선수가 가진 장애 유형에 따라 운동법이 다르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선수들이 트레이너 한 명에게 맞춤 훈련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부상 위험 또한 우려해야 한다. 사용 가능한 부위와 근육, 동작이 제한되는 장애인 운동선수의 경우, 자신이 가진 장애 외에 특정 부위의 반복적인 사용에 의해서도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휠체어를 타고 운동하는 선수들은 매번 한 손으로 휠체어를 조작하는 과정에서 손목, 팔꿈치, 어깨를 반복 사용해 부상을 당하거나 장시간 휠체어에 앉아있으면서 허리에 부상을 입기도 한다. 김 트레이너는 “선수들이 하는 운동 대부분이 상체를 이용하는 만큼, 해당 부위에 더욱 부상을 입기 쉽다”고 설명했다.

◇열악한 환경과 싸우는 선수들… “전용 운동시설 구축 절실”
상대적으로 열악한 훈련 여건 또한 선수들에게는 극복해야 하는 과제다. 장애인 운동선수의 경우 일반 운동선수 또는 그 이상의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함에도, 실업팀이 없는 비인기 종목이나 메달권이 아닌 종목이라면 선수가 개인 트레이닝, 식단 관리 등 기본적인 지원마저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이 같은 문제가 더욱 여실히 드러났다. 외부에서 훈련하는 선수들의 경우, 선수촌에서 합숙 훈련을 하는 선수들과 달리 운동할 수 있는 경기장조차 찾기 어려웠다. 이로 인해 해외 대회 참가를 통한 훈련이나 상대 선수 분석 등이 불가능했던 상황에서 전체적인 훈련 시간과 양 또한 예년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김영식 트레이너는 “외부 경기장의 경우 대부분 대관 시스템이 일반 운동선수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며 “장애인 선수 전용 훈련공간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훈련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장애인 선수 전용 운동 시설의 중요성 또한 더욱 커졌다”고 강조했다.

◇끊임없는 훈련으로 한계 극복… 참가 자체가 기적인 이유
그럼에도 선수들은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이 같은 한계를 이겨내고 있다. 휠체어를 타고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의 경우, 같은 종목에서 일반 선수들이 하는 운동 외에도 휠체어를 조작하는 왼쪽 손·팔의 근력을 강화하기 위한 운동을 별도로 실시한다. 또한 휠체어를 탔을 때 자세를 고려해, 매트에 누운 상태에서 신체 균형, 자세 교정, 코어 근육 강화를 위한 여러 가지 훈련도 병행한다. 비시즌 중에는 체력 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대회가 가까워지면 종목별 기술 훈련에 주력한다. 트레이너들은 선수들이 무리한 훈련으로 부상을 입지 않도록 수시로 상태를 확인해 운동 방법이나 강도를 조절하며, 부상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스트레칭과 지구력 강화 운동, 운동 후 마사지, 한의학 치료 등 또한 지속적으로 교육·실시하고 있다. 김영식 트레이너는 “랭킹이 높은 일부 선수들은 정해진 하루 훈련 일정 외에 쉬는 시간, 점심 식사 후, 오후 훈련 전에도 체력을 높일 수 있는 개인 운동을 한다”며 “그들이 높은 세계 랭킹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고 말했다.

◇훈련 여건 개선되고 있지만… 과학화·세대교체 등 과제
다행히 선수들의 훈련 여건은 계속해서 개선되고 있다. 최근 2년 사이 장애인 운동선수 출신 전문 지도위원들이 체육회에 합류하면서 훈련을 비롯한 전반적인 선수 관리를 맡고 있으며, 선수와 체육회, 선수와 지도자 사이를 이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경기용 휠체어 또한 과거에는 선수들이 직접 관리했다면, 현재는 선수촌 내부 용기구 센터에서 선수들이 자신의 몸처럼 다룰 수 있는 수준으로 휠체어를 제작·관리 중이다.

그러나 훈련의 과학화와 세대교체, 훈련 환경 개선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여전히 산적해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정진완 회장은 지난 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훈련과 신인 선발 시스템, 전임 지도자 문제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어리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집중 육성,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종목별 맞춤형 장비 지원, 체력·심리·기술-동작 분석 등 분야별 전담 스포츠 과학 인력을 확보하고 종목지도자와 상시 협의하면서 훈련할 수 있는 환경 구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