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 유병률 女 88.3%… 男보다 높아
인지율·치료율 낮아 혈관합병증 우려
HDL 수치 안정되게 유지하는 것 중요

당뇨병과 고지혈증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혈당이 정상 조절되지 않는 질환으로, 혈당이 높아지면 혈관을 청소하는 HDL 콜레스테롤이 감소하고 LDL 콜레스테롤이 증가할 수 있다. 때문에 당뇨병은 그 자체가 고지혈증 위험인자로 여겨지기도 한다.

◇당뇨병 환자 10명 중 8명 고지혈증 '경보'

서울성모병원 김경수·김승재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심뇌혈관질환이 없는 성인 당뇨병 환자 4311명 중 약 83%가 당뇨병과 고지혈증을 함께 갖고 있었다. 특히 여성 당뇨병 환자는 고지혈증 동반 유병률이 88.3%로 남성(78.1%)보다 높게 나타났다. 전체 당뇨병 환자 중 고지혈증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환자는 36.5%에 불과했으며, 고지혈증 치료를 받고 있는 당뇨병 환자 또한 26.9%에 그쳤다.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4배가량 높은 만큼, 보다 철저한 콜레스테롤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고혈당·고지혈증으로 인한 혈관합병증은 당뇨병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다. HDL(고밀도지단백질)은 혈관내막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제거해 혈관을 깨끗하고 탄력 있게 유지하는데, 지속적으로 혈당이 높아지면 HDL이 당화(糖化)돼 콜레스테롤을 흡착하는 능력에 문제가 생긴다. 이로 인해 동맥경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HDL 수치 높으면 당뇨병 위험도 감소


당뇨병 환자라면 고지혈증 예방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이미 고지혈증을 동반했을 경우 LDL 콜레스테롤을 100㎎/㎗ 이하로 유지하고, HDL 콜레스테롤은 남성 40㎎/㎗ 이상, 여성 50㎎/㎗ 이상으로 조절해야 한다. 실제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사람의 당뇨병 발병률이 2배가량 높고, 수치 변동 폭이 클수록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가톨릭대학교 이승환 교수팀). 연구를 담당한 이승환 교수는 논문을 통해 "HDL 콜레스테롤 수치와 HDL의 변동폭은 당뇨병을 예측하는 독립적인 인자"라며 "당뇨병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HDL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그 수치를 안정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HDL, 포도당 흡수·인슐린 분비 도와

HDL은 포도당이 골격근으로 흡수되는 것을 돕는다. 골격근은 우리 몸에서 혈당과 지방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으로, 더 많은 포도당이 흡수되고 에너지원으로 사용될수록 혈당도 낮아질 수 있다. 또한 HDL은 '인슐린'의 분비를 도와 혈당 조절에도 기여한다. 인슐린은 혈중 당을 세포 안으로 넣어주는 촉매작용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HDL이 인슐린 분비를 돕고 감수성을 높여 혈당이 잘 조절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