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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 후 나만 유독 졸린 것 같다면?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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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식하면 식곤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밤에 잠을 잘 잔 것과 별개로 식사를 하고 나면 졸리다. ‘식곤증’이다. 식곤증 자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유독 본인만 심하게 졸린 것 같다면 폭식했다는 신호거나 당뇨병의 전조일 수 있다.

◇식곤증 자체는 자연스러운 현상​
식곤증은 사람뿐 아니라, 동물에게도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섭취한 음식을 소화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고기동 교수는 “소화를 위해 혈액이 위장으로 몰리는데, 그럴 경우 뇌로 가는 혈액이 줄어들어 집중력 저하와 졸음이 올 수 있다”며 “식곤증은 음식물을 소화시키고, 흡수하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유독 점심시간 후에 졸음이 쏟아지는 이유는 생체시계로도 설명할 수 있다. 우리 몸은 시간대 별로 신체 기능에 차이가 발생한다. 하루를 주기로 체온 변화와 여러 가지 호르몬(멜라토닌, 성장호르몬, 스테로이드 등) 분비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점심시간 전후 몸은 야간과 비슷한 상태로 유지된다. 우리 몸의 체온은 저녁 12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가 가장 낮고 그다음으로 낮 12시를 전후해서 낮다. 체온뿐 아니라 여러 가지 호르몬, 신체 기능 등도 주기에 맞춰 분비량이 달라지는데, 점심시간을 전후한 시간엔 순차적으로 야간과 비슷하게 맞춰진다. 고기동 교수는 “낮과 밤의 구별이 전혀 없는 환경에 노출돼도 생체시계는 여전히 작동해 여러 가지 생리적인 반응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나만 심하게 졸린 것 같다면…
다른 사람에 비해 심하게 본인만 졸린 것 같다면 과식을 하지 않았는지 살펴봐야 한다. 과식을 하게 되면 그만큼 많은 음식을 소화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가 소모돼 식곤증이 더 심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기동 교수는 “아침식사를 적은 양이라도 먹는 습관이 점심때 과식하는 것을 피하게 한다”며 “점심 식사를 할 땐 지방이 적은 음식으로 선택하는 것이 잠이 심하게 오는 것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식사 후 졸림이 너무 심하면 5~10분 정도 짧은 수면을 취하는 게 좋다. 다만, 잠을 너무 많이 자면 밤에 잠이 오지 않아 생활 흐름이 깨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죽, 과일주스 등 소화가 잘 되면서 당류 함량이 높은 음식을 먹었을 때 특히 참기 어려울 정도로 잠이 쏟아진다면 당뇨병 전조일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 김규리 교수는 “혈당이 불안정한 사람의 경우 단당류가 많이 포함된 음식을 먹으면 혈당이 평소보다 급격히 많이 올라간다”며 “이를 낮추려고 인슐린이 과분비돼 다시 혈당이 뚝 떨어지면서 저혈당 상태가 돼 졸음, 피로감 등이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식곤증과 함께 다갈(갈증이 심한 것), 다뇨(소변이 자주 마려운 것), 다식(많이 먹는 것) 증상이 동반됐다면 이미 당뇨병이 진행됐을 수 있기에 빠른 시일 내에 병원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