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새 레이저 등 도입… 후두 병변, 더 이상 '난치' 아냐"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전문의에게 묻다] 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 이비인후과 조정해 교수

목소리는 사람의 이미지를 결정한다. 좋은 음색은 상대방에게 신뢰감과 호감을 준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목소리가 쉬거나 이상하게 바뀐다면 매우 당황스러울 것이다. 특히 가수, 아나운서 등 목소리가 직업적으로 중요한 사람이라면 진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렇게 중요한 목소리지만, 지금까지는 목이 상하면 차라리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이 낫다고 여기기도 했다. 후두가 예민한 기관이라 수술을 받다 자칫 잘못하면 오히려 목소리를 잃을 수 있다는 리스크 때문이다. 최근 불치나 난치로 여겨진 후두 병변도 치료 가능해졌다. 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 이비인후과 조정해 교수를 만나 치료법에 관해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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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 이비인후과 조정해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후두 병변을 일으키는 질환으로는 어떤 게 있는가?
우리 목의 제일 중앙에 있는 후두는 우리 몸에 아주 중요한 기관 중 하나다. 호흡, 목소리 생성, 목 넘김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후두에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은 호흡, 발성, 삼킴 등과 관련이 깊다. 호흡과 관련된 질환은 대부분 유해물질이나 바이러스 때문에 생기는데 급성 후두염, 만성 후두염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목소리를 과하게 사용하거나 목에 너무 힘을 줘서 불필요한 성대 근육을 사용하면 성대 결절, 성대 용종 등의 성대 병변이 생길 수 있다. 담배 등 유해물질로 유발되는 양성 성대 질환으로는 성대 부종이 있고, 악성 성대 질환으로는 후두암이 있다.

바이러스로 드물게 유발되는 질환으로 재발성 병변인 인유두종도 있다. 후두가 아래쪽으로는 기관지, 폐와 연결돼 있어 폐에 생기는 질환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후두 병변 의심 증상은?
후두는 호흡, 발성, 삼킴과 관련 있다. 이 세 가지 중 관련된 하나의 증상만 느끼더라도 후두 병변이 있을 수 있다. 호흡에 문제가 있다면 성대나 후두 숨구멍을 막고 있지 않은지, 양성 질환인지 확인해야 한다. 후두를 막고 있으면 호흡 곤란이 나타날 수 있다. 갑자기 목소리가 바뀌었거나 쉰 목소리가 난다면 성대 용종, 성대 결절 등으로 성대 진동이 불규칙해졌을 수 있다.

-후두 병변 유발 원인으로는 어떤 게 있는가?
후두에 염증을 유발하는 건 담배가 대표적이다. 그 외에 유해물질로 최근에는 미세먼지가 이슈화되고 있다.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우리나라에서 급만성 후두염 질환 빈도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잘못된 목사용도 원인이다. 지금은 어렵지만 예전에는 노래방에서 과도하게 목소리를 사용해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았다. 갑자기 목소리를 크게 사용하면 성대에 있는 혈관들이 출혈한다. 그럼 목을 쉬어줘야 하는데, 계속 목소리를 내거나 노래를 부르면 결절화되면서 용종이나 결절 등이 생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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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 모형/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후두 병변 진단은 어떻게 내리는가?
먼저 환자의 목소리를 듣고, 어디에 병변이 생겼는지 확인하기 위해 후두 내시경으로 확인한다. 대부분 전문의는 내시경을 통해 눈으로 병변을 보는 것만으로도 악성 병변인지, 양성 병변인지, 후두 용종인지, 결절인지, 후두 마비인지 등을 진단할 수 있다. 성대에 조그마한 홈이 생겨 환자의 목소리가 변하는 성대구증처럼 아주 미세한 병변인 경우 성대 진동을 더욱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 성대 스트로브스코프를 사용하기도 한다. 성대 스트로브스코프는 진동을 알아보기 위해 발명된 진단용 기구이긴 하지만, 후두 내시경보다 병변을 확대해서 볼 수 있어 후두암 등 여러 병변에서 널리 상용되고 있다.

후두 음성 검사를 하기도 한다. 후두 음성 검사는 성대의 진동이나 울림 등 목소리의 규칙성을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로 환자의 목소리를 측정해서 마비됐는지 등을 보조적으로 확인하는 방법이다.

-지금까지 후두 병변 치료는 어떻게 진행됐는가?
크게 약물을 사용하는 내과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있다. 우선 약물적 치료로는 위산 억제제를 이용해서 후두 부종을 줄이는 게 첫 번째 목적이다. 두 번째는 점액용해제를 이용해 달라붙어 있는 점액을 부드럽게 해서 점막 점액의 섬모운동을 촉진해 급만성 후두염을 해소하는 것이다. 때에 따라서 항생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수술적 치료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사용돼 온 방법으로는 전신마취를 해서 단단한 후두 내시경을 환자의 입안을 통해 삽입해 병변을 확인한 뒤, 수술용 가위나 나이프로 병변을 절제하는 게 있다. 다만, 이 수술법은 내시경을 넣는 게 힘들고, 병변을 찾기도 쉽지 않다.

-최근 KTP(Potassium titanyl phosphate)레이저 치료법 도입으로 기존 치료법의 단점이 개선됐다고 들었다. 어떤 특징이 있는 치료법인가?
수술할 때 절개를 레이저로 하는데, KTP 레이저는 침투력이 길어서 점막 아래에 있는 혈관에 선택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레이저다. 532nm(나노미터) 스펙트럼으로, 기존에 많이 사용했던 이산화탄소 레이저보다 점막 손상이 적다. 대부분 병변이 혈관에 있기 때문에 쉽게 병변을 없앨 수 있다. 이산화탄소 레이저는 조직 손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조금 더 커서 수술 후에 성대 유착, 성대 염증 등이 오래간다는 단점이 있다.또 KTP레이저를 이용하면 국소 마취해 시술을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전신마취만 가능했다.

KTP레이저는 굴곡형 섬유관을 이용해 병변이 후두 어느 부위에 있더라도 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경추질환, 기저 질환 등이 있는 환자도 수술을 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수술은 환자를 전신 마취해 눕힌 후 강직형 수술형 내시경을 입안에 삽입해 수술했다. 누워있으면 후두와 혀가 아래쪽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내시경 삽입이 어렵다. 특히 목 디스크 등 경추질환이 있거나 방사선 치료를 받아 목이 강직된 환자는 내시경 삽입이 어려워 수술 시간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거나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 전신마취를 하면 심장이나 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질환의 위중에 따라 수술을 포기하기도 했다.

또 기존 수술을 했을 땐 일주일 정도 말을 하지 않도록 권했고, 대화를 꼭 해야 한다면 글로 쓰라고 했다. 하지만 KTP레이저로 수술하면 점막에 손상이 적기 때문에 아예 말을 하지 말라는 권유를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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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 이비인후과 조정해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 보통 후두병변 수술은 얼마나 걸리는가?
전신마취를 하게 되면 마취를 유도하고 수술이 끝난 뒤 회복하는 시간 30~40분에 수술하는 시간 10~20분 정도를 더해 적어도 한 시간 정도 걸린다. 국소마취로 수술할 경우 30분 내로 끝나며, 수술 후에도 일상생활에 크게 문제가 없다.

-환자가 수술 전에 준비할 게 있는가?
환자가 따로 준비할 건 없다. 기존에는 혈관성 후두 미세 수술을 할 때 여성의 경우 월경 전후에 혈관이 커지기 때문에 주변 조직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해당 시기를 피하는 게 좋겠다고 권했다. 하지만, KTP레이저를 사용하면 혈관에 선택적이기 때문에 수술 시기를 따지지 않고 있다. 수술을 받고 처음 하루, 이틀 정도는 성대 부종으로 기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간혹 있기 때문에 중요한 회의 등이 있다면 피해 수술을 잡는 걸 추천한다.

KTP레이저로 수술한다면 수술 전 물 등 간단한 섭취도 가능하고, 먹고 있는 약도 복용 후에 시술이 가능하다.

- KTP 레이저 치료법은 어떤 질환에 적합한가?
성대용종이 KTP 레이저를 적용했을 때 좋은 대표적 질환이다. 성대용종 사진을 보면 굉장히 빨갛다. 혈관이 풍부하기 때문인데, 이곳에 레이저를 조사하면 혈관이 응고됐다 녹아 없어지면서 2~3주 후에는 일상에서 정상적인 목소리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후두계 낭종에도 사용할 수 있다. 후두염이 있을 때 낭종이 생기면 감염으로 크기가 평균보다 2~3배 정도 팽창하게 돼 호흡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수술해야 하는데 이전에는 전신마취를 통해 병변을 완전히 제거했다. 완전히 제거하면 환자가 통증 때문에 눕기 힘들 수 있고, 주변 조직과 유착이 일어나 삼킴 장애나 목의 이물감이 수술 후에도 지속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다. 이제 KTP레이저로 치료할 수 있게 됐다. 국소 마취를 해 낭종을 절개하면 내용물은 저절로 빠지고 낭은 시간이 지나면서 퇴화해 수술 전과 같아진다.

인유두종 바이러스 6번과 12번으로 드물게 후두 유두종이 생길 수 있는데, 이 질환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유발되기 때문에 수술하더라도 재발하는 경우가 잦다. 소아에서 청소년기에 발병하면 일 년에 5~6번을 치료해야 했다. 여러 번 치료하면 점막 손상이 심해지고, 협착을 일으켜 환자의 목소리가 오히려 안 좋아질 수 있었다. KTP레이저를 이용하면서 정상 조직은 보호하고 유두종만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게 됐다. 재발했을 땐 국소마취로 간단히 제거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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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 이비인후과 조정해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 KTP 레이저 치료법으로 치료 가능해진 난치나 불치 질환이 있는가?
성대에 병적인 혈관들은 꽈리 모양을 하고 성대 방향과 수직 방향으로 놓이게 되는데, 이런 병변이 있으면 음성을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지속해서 사용할 때 혈관이 파열되면서 성대 용종이 생기거나 성대 점막의 진동을 방해해 목소리가 바뀌게 된다. 이런 혈관을 제거할 방법은 없었다. KTP레이저가 도입되면서 혈관에 선택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져 점막 아래에 있는 혈관들을 응고 용해해 치료할 수 있게 됐다.

성대구증 치료도 가능해 졌다. 성대구증은 통통해야 하는 성대 점막이 위축이나 염증으로 이마 주름살처럼 홈이 패게 되는 질환이다. 홈이 파이면 정상적인 성대 진동이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음성에 비해 소리가 약하면서 쉰 소리가 나게 된다. 노화되면서 많이 나타나는데, 실제로 우리나라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65세 이상 노인 중 목소리가 불편하다며 내원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기존에는 성대에 필러를 주입하거나 홈을 아예 절제해버리고 정상적인 조직을 복구하려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방법들이 크게 효과가 없다는 게 증명됐다. KTP레이저로 치료가 가능해졌다. 홈은 성대 점막과 그 아래쪽 인대나 근육에 붙어버리는 건데 레이저로 유착된 부위를 떼어내 정상적인 성대 점막 진동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졌다. 또 저출력 레이저는 콜라겐 합성까지 유도한다는 연구도 있다. 국소 마취로 여러 번 조금씩 나누어서 치료하는 게 더 나은 결과를 보인다.

-KTP레이저 치료법의 단점은 없는가?
일단은 레이저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열은 발생한다. 이산화탄소 레이저보다 저출력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열이 나기 때문에 정상조직에 손상을 줄 순 있다. 특히 국소 마취의 경우 환자가 움직이는 등으로 성대가 수술 중 움직이면 정상 조직을 태우거나 부종을 일으킬 수 있다. 국소마취로 KTP레이저를 사용할 때는 병변이 아주 크다거나 유두종이 여기저기 있을 때는 시간과 출력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신마취가 오히려 유용할 수 있다. 득과 실을 따졌을 때 국소보다 전신이 나을 수 있어 전문의와 수술 전 상담이 필요하다.

-치료 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KTP레이저로 수술했을 땐 기존 수술보다 점막 손상이 적다. 수술 부위 점막 재생이나 성대 점막의 진동 회복도 더 빨리 돌아온다. 기존에는 점막 회복이 있을 때까지 목소리 사용을 하지 말라고 했다. 말은 1~2주간, 노래는 2달간 금지가 권고사항이었다. KTP레이저로 시술하면 상처가 빨리 재생되기 때문에 무조건 목소리 사용하지 말라고 권하지 않는다. 지나치게 오래 사용하거나 고함치는 것이 아니라면 일상적인 대화는 가능하다.

수술 후에는 목 자체가 건조해져 물을 충분히 마셔줘야 한다. 상처 치유 과정에서도 충분한 수분이 필요하다. 기존에 물 2~3잔 마셨다면 수술 후에는 10잔까지 마셔 후두의 습도를 높여야 한다. 또 헛기침이 성대에 외상을 입히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 담배나 음주는 당연히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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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 이비인후과 조정해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후두 병변 예방법이 있는가?
우선 첫 번째는 유해물질인 담배를 피지 않는 것이다. 술도 위산 역류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한 음주는 피하는 것이 좋다. 일상적으로 헛기침을 자주 한다면 자제해야 한다. 오랫동안 얘기할 때는 중간에 10분 정도 쉬거나 물을 마셔 마른 성대에 수분을 보충하는 게 좋겠다. 오랫동안 말을 해야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계속해서 음성에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성대를 검사해야 빠르게 질환을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후두 병변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한마디 한다면?
예전에는 후두가 접근하기 어렵고 미세한 병변이라 수술을 하는 것이 오히려 목소리를 안 좋게 하고 병만 더 키운다는 낭설이 있었다. 지금은 후두에 대한 의료기술이 많이 발달해서 난치나 불치로 알려졌던 질환도 쉽게 치료하거나 어느 정도 목소리를 회복시킬 수 있어졌다. 따라서 후두 병변 질환이 있다면 포기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해 정확하게 진단하고 시술이나 치료를 받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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