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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없는 新 피임법 기대… '항체'가 정자 막는다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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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피임법의 대안으로 '항체 피임법'의 효과를 밝힌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기존 피임법의 대안으로 '항체 피임법'의 효과를 밝힌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재 피임법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경구 피임법'이다. 피임약을 복용해 뇌하수체와 시상하부에 작용하도록 하고, 이는 난포자극호르몬과 황체형성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해 배란하지 못하도록 하는 원리다. 그러나 매일 피임약을 복용해야 하는 데다, 호르몬으로 인한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다른 피임법 또한 완전하지 않거나 부작용을 감내해야 한다.

이에 미국의 공동 연구팀은 부작용을 줄인 항체 피임법을 제안했다. 실제 일부 여성의 질 속에는 정자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항체가 존재한다. '항정자 항체'라고 불리는 것으로, 정자를 적으로 잘못 인식해 공격하고 심하면 불임까지 유발한다. 과거엔 난임 치료를 위해 항정자 항체 검사를 하기도 했지만, 검사가 고가인 데다 더욱 유용한 다른 검사법이 많아 최근엔 잘 쓰이지 않는다.

연구팀은 항정자 항체를 인위적으로 조작해 피임 효과를 높일 수 있는지 실험했다. 여성의 질에서 직접 채취한 lgG 항체를 인간 배아 세포에 주입해 조작했으며, 새로운 구성 요소를 가진 lgG 세포를 만들어낸 후 배양 접시에 정자와 함께 두고 관찰했다. 그 결과, 연구팀이 만들어낸 lgG 항체는 여성에게서 채취한 원래의 항체보다 정자 세포를 10배 더 강력하게 차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동물을 대상으로도 추가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이 조작된 lgG 항체가 포함된 용액을 양(羊)의 질에 직접 주입한 후, 그다음에는 인간 정자를 주입했다. 2분이 지난 후 다시 양의 질에서 표본을 수집해 이동성 정자 수를 확인했다. 실험 결과, lgG 항체를 주입한 질의 이동성 정자 수는 항체를 전혀 주입하지 않은 이동성 정자 수보다 99.9% 감소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항체 피임법이 여성의 새로운 피임법이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조작된 lgG 항체가 인간의 질에서도 효과적으로 정자 활동을 억제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어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