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
매일 밤 심한 잠꼬대… ‘이것’ 신호?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8/13 07:30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피곤한 상태에서 잠에 들면 잠꼬대를 하곤 한다. 그러나 특별한 원인이 없음에도 몸을 크게 움직이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반복적으로 심한 잠꼬대를 한다면 치매나 파킨슨병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몸은 자고 있지만 뇌는 깨어있는 ‘렘수면’ 상태에서는 뇌간 운동 조절 부위가 작동하면서 움직이지 않고 잠을 잔다. 그러나 뇌간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운동 조절 부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수면 중 크게 뒤척이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심한 잠꼬대를 한다. 이를 ‘렘수면행동장애’라고 한다.
렘수면행동장애가 있는 사람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위험이 크다. 뇌간 문제가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11개국 24개 수면센터에서 렘수면행동장애 환자 1280명을 12년 간 추적 관찰한 결과, 73.5%가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이어졌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잠꼬대와 함께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한다면 수면 중 호흡 문제가 잠꼬대 원인일 수 있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환자도 마찬가지다. 이 경우 신경퇴행성 질환을 더욱 주의해야 한다. 수면 중 정상적으로 호흡하지 않으면 뇌와 심장이 쉬지 못해 심·뇌혈관질환에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실제 여러 연구를 통해 수면무호흡증이 있을 경우 뇌졸중, 치매, 파킨슨병 등 뇌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노년기 렘수면행동장애 증상을 보일 경우 당장 문제가 없더라도 5~10년 뒤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을 앓을 수 있다. 증상이 있을 때 조기에 병원을 찾아 진단·치료해야 하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신경퇴행성 질환의 전조증상이 아니라면 복용하고 있는 약물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를 받아야 한다. 수면다원검사는 수면 중 ▲뇌파 ▲호흡 ▲산소포화도 ▲다리 움직임 ▲심전도 등 여러 생체신호를 관찰하는 검사로, 잠꼬대 외에 주간졸림증, 코골이, 수면무호흡, 수면 중 잦은 각성 등 다른 질환·증상이 있을 때에도 검사를 받는다. 특히 고혈압,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당뇨병 환자가 주 1회 이상 잠꼬대를 한다면 수면다원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