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스테로이드 연고 '절대' 바르면 안 되는 질환은?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7/27 14:37
주사피부염 환자가 스테로이드 연고를 쓰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사피부염 환자가 스테로이드 연고를 쓰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주사피부염은 코나 뺨 등 얼굴 중앙부에 붉은 모낭염이나 얼굴이 붉어지는 안면 홍조 증상이 지속되는 만성 피부질환이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증상이 지속되면 염증에 의해 피부가 크게 손상될 위험이 높다. 주사피부염의 악화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특히 피부가 자외선에 장기간 노출되면 피부에서 스테로이드 생성을 증가시켜 증상을 더욱 악화시킨다.
실제 지난 2019년 보라매병원 피부과 조소연 교수 연구팀은 주사피부염 환자 12명의 안면 부위에서 채취한 병변 및 비 병변 피부조직에 습진 연고의 주성분인 스테로이드제를 처리해 두 조직 내에서 나타나는 단백질 발현의 특징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주사피부염 병변 부위는 비병변 조직에 비해 피부 내 스테로이드 합성효소의 활성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인 아토피피부염이나 건선과는 반대되는 현상이라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원래 피부에서는 자체적으로 스테로이드 성분을 생성하지만 아토피나 건선은 병변부위에 스테로이드 생산이 비정상적으로 감소한 상태이기 때문에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면 증상이 대개 완화된다고 한다.
연구진은 주사피부염이 병변부위에 스테로이드가 비정상적으로 많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스테로이드와 염증 유발 전사인자 사이의 상호작용이 깨져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면 오히려 염증이 심해지는 것으로 판단했으며, 해당 연구를 통해 스테로이드 성분의 연고가 주사피부염 증상을 악화시키는 기전을 밝힌 것이다.
조소연 교수는 “본인 얼굴에 홍조 등 주사피부염 의심증상이 나타났다면 섣불리 피부연고를 바르기보다는 피부과에 방문해 자신의 증상을 정확하게 진단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사피부염으로 진단된 경우에는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와 함께 비스테로이드성 약물 복용과 도포, 보습제와 자외선 차단제 등을 꾸준히 바르는 것이 증상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