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녹내장, 증상 없이 시작… 숙련 전문의가 첨단 장비로 '추적' 검사·치료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7/21 08:06
베스트 클리닉_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40代 이상 유병률 4.2%, 의심단계 포함 땐 9.4%
시야 천천히 좁아져 놓치기 쉬워 정확한 진단 중요
김안과병원 녹내장 전문의 8명이 年 8만명 진료…
최신 장비 정밀 검사, 숙련된 검사자 정확도 높여…
녹내장 환자의 백내장 수술, 녹내장 전문의가 해야
◇고령화·근시 증가로 녹내장 늘어
녹내장의 대표 위험인자는 '근시'다. 근시가 있으면 안구 길이가 비정상적으로 길어지게 되는데, 안구 길이가 길어지면 안구에 붙어 있던 시신경, 망막 등이 팽팽하게 당겨지면서 손상 위험 또한 높아진다. 근시는 과거보다 근거리 작업이 많아져 유병률이 높아졌다. 근시의 증가는 녹내장의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녹내장은 노화와도 관련이 있다. 유영철 센터장은 "나이가 들수록 녹내장 발생이 증가한다"며 "70~80대는 10명 중 1명은 녹내장이 있다"고 말했다.
◇정상과 녹내장 사이… '의증' 단계부터 살펴야
녹내장은 '무 자르듯' 진단이 똑 떨어지지 않을 때도 있다. 정상과 녹내장 사이의 '중간 영역'이 있기 때문. 시야 범위 등은 녹내장 기준 안에 들어오지는 않지만, 정상도 아닌 상태를 '녹내장 의증'이라고 한다. 유영철 센터장은 "녹내장은 연속성을 봐야 하는 만성질환"이라며 "의증 단계에서 6개월~1년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해 녹내장을 빨리 발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에는 매년 약 1만명의 녹내장 의증 환자가 온다. 이들은 당일 녹내장 정밀 검사를 받을 수 있다. 8대의 최신 자동시야검사계(54개의 시야 부위를 자동으로 검사), 시신경 섬유 두께를 재는 2대의 최신 빛간섭단층촬영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약 2만6000건의 자동시야검사와 약 2만2000건의 빛간섭단층촬영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눈 앞쪽 전안부의 단면을 보는 빛간섭단층 촬영기인 안테리온(Anterion)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했다.
◇매주 아침, 8명 전문의 콘퍼런스 열어 경험 공유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에는 8명의 녹내장 전문의사가 있다. 40년 녹내장 진료 경험을 가진 베테랑 의사부터 2년차 전문의까지 경력이 다양하다. 8명의 의사는 매주 화요일 오전 7시 30분에 모여 환자 치료 결과를 공유한다. 이 자리에서 안병헌 교수 등 고참 선배 의사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환자 치료 과정과 결과에 대해 논의한다.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자발적인 노력이다. 유영철 센터장은 "우리 센터는 녹내장 진단이 애매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 사람부터 여러 번의 수술적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녹내장 환자까지 어떤 환자가 와도 수준 높은 양질의 진료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평균 8만건의 외래진료, 500여 건의 녹내장 수술, 700여 건의 레이저 치료를 시행하고 있으며, 응급 질환인 급성 폐쇄각 녹내장 치료도 매년 약 1100건 한다. 연구도 활발하다. 최근 5년간 34편의 연구논문을 유수의 의학저널에 발표한 바 있다.
◇녹내장 환자의 백내장 수술은 녹내장 전문의에게
녹내장 환자는 백내장 위험이 높다. 녹내장으로 수술을 했거나 녹내장에 사용하는 약이 백내장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 백내장은 또한 그 자체로 나이가 들면 증가하는 질환이다. 백내장은 수술 밖에는 치료 방법이 없는데, 녹내장 환자의 백내장 수술의 경우는 녹내장 전문 의사에게 받아야 유리하다. 유영철 센터장은 "백내장 수술 전후에 안압의 변동성 때문에 녹내장 약을 변경하거나 주의 깊게 써야 하기 때문"이라며 "녹내장 환자는 포도막염, 거짓비늘증후군 등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어 수술 자체도 까다롭다"고 말했다.
백내장 수술은 혼탁한 수정체를 제거하는 수술인데, 눈 안 공간이 작아 수술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 수술 의사가 녹내장 환자의 눈의 구조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유영철 센터장은 "녹내장 환자가 백내장 수술을 잘 받으면 안압을 높이는 방수의 흐름이 원활해져 녹내장이 완치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실명 위험 높은 녹내장… 40세 이후 주기적 검진받아야
녹내장은 높은 안압 등에 의해 시신경이 서서히 손상돼 발생한다.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할 수 없으며, 50% 이상의 시신경이 파괴된 후에야 시력 저하 등의 증상을 자각하게 된다.
녹내장은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를 통한 시야의 보존이 중요하다. 그러나 2016년 발표된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개방각 녹내장으로 진단받은 환자 중 단 8%만이 이전에 녹내장이라고 들은 적이 있다고 할 정도로 환자들의 인지도는 매우 낮다.
녹내장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서는 40세가 넘으면 누구라도 매년 안압 측정 및 안저 검사를 포함하는 안과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근시가 심하거나 녹내장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더 젊은 나이부터 안과 검진을 주기적으로 받아야 한다〈표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