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24시간을 기준으로 생체 리듬이 반복된다. 이를 '일주기 리듬'이라고 한다. 이 리듬에 맞지 않는 생활 패턴을 지속하면 각종 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심지어 사망 시기도 빨라진다.
우리 몸의 호르몬·효소 분비량의 많고 적음과 혈압, 체온의 높고 낮음은 하루(24시간)를 기준으로 비슷하게 반복된다. 밤 9시 경 잠을 유도하는 수면 호르몬 ‘멜라토닌’이 분비되기 시작하고, 오전 6~8시에 몸이 잠에서 깨도록 준비시키는 ‘코티솔’ 분비량이 최고에 달하는 식이다. 밤에는 장 운동을 느리게 하는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 돼 낮에 먹은 음식이 대변으로 뭉치게 되는데, 이 역시 일주기 리듬에 따른 것이다. 일주기 리듬은 뇌 중앙에 있는 시신경교차상핵이라는 곳에서 총괄한다. 시신경교차상핵으로부터 하루 시작 신호를 받은 몸속 모든 세포들은 24시간 주기로 활동을 시작하고 끝마친다. 일주기 리듬이 반복해 깨지면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은 다음과 같다.
▷수면장애=밤에는 잠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이 분비된다. 멜라토닌이 충분히 분비돼야 깊은 잠을 잘 수 있다. 그런데 멜라토닌은 빛에 민감해 우리 몸이 작은 스탠드 불빛(약 10LUX)에만 노출돼도 분비량이 줄어든다. 불을 켠 채 늦게까지 안 자면 멜라토닌 분비량이 줄어드는데, 이러한 생활이 반복되면 평소에도 밤에 분비되는 멜라토닌량이 점차 줄어 불면증이 생길 수 있다.
▷심혈관계질환=잠을 자는 시간은 우리 몸의 장기(臟器)가 쉬면서 체력을 회복하는 때다. 몸의 전반적인 대사가 느려지면서 체온이 1~2도 떨어지고 혈압도 낮아진다. 밤에는 충분한 잠을 자서 몸의 장기가 쉬게 해야하는데 늦게까지 잠을 안 자 수면이 부족하면 혈압이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에 있어 혈관 내부가 손상, 혈관이 딱딱해지는 동맥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비만·당뇨병=밤에는 우리 몸이 음식 섭취로 인해 몸에 들어온 포도당을 소비하기보다 몸에 축적시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저녁 식사 이후 야식 등을 먹으면 포도당이 바로 지방으로 변해 비만이 되기 쉽다. 일주기 리듬이 깨지면 당뇨병이 생기기 쉬운데, 이 역시 몸에 과도하게 쌓인 지방 조직이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키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암=지난 2007년 국제암연구소는 일주기 리듬을 지키지 않으면 암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밤 늦게까지 잠을 안 자면 몸의 성 호르몬의 분비 과정에 혼란이 생기는데, 이로 인해 여성은 유방암과 자궁내막암이, 남성은 전립선암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화불량=위액에 들은 펩신이나, 장에서 나오는 리파아제 같은 소화효소들은 매 끼니를 먹는 시간에 맞춰 몸에서 분비된다. 평소와 다른 시간에 불규칙적으로 식사를 하면 소화효소가 잘 분비되지 않아 소화불량이 생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