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환자 손발 묶는 치명적 농포증… 초기 진단이 중요

서무규 동국대학교 경주병원 피부과 교수

[건선전문의에게 듣는다 ①]

▲ 서무규 동국대학교 경주병원 피부과 교수​/사진=동국대학교 경주병원 제공


2021년 여름은 예년보다 덥고, 비가 자주 내려 습할 것이라 전망되고 있다. 덥고 습한 날씨는 모든 이들을 쉽게 지치게 만들지만, 피부에 드러나는 병변으로 인해 전염되는 질환이라 오해를 받는 건선 환자들에게는 참 잔인한 계절이 되기도 한다.

건선은 면역세포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피부에 좁쌀 같은 붉은 색의 발진이 생기고 그 위에 하얀 각질세포가 덮이는 유형의 판상 건선이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하지만 손발바닥을 중심으로 무균성 농포와 함께 붉은색 반점이 올라오는 국소 농포성 건선의 일종인 손발바닥 농포증(palmoplantar pustulosis, 수장족저 농포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만나기도 한다.

가장 안타까운 점은, 이런 환자들이 건선의 일종으로 나타나는 농포를 단순 습진이나 물집으로 생각해 방치하거나 민간요법 등에 의지해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고 병을 키운 상태가 되어서야 피부과 전문의를 만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특히 건선은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20~30대에서 발병률이 높고, 손발바닥 농포증의 경우 국내에선 40~50대에서 흔히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회생활이 활발한 연령층의 삶의 질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손발바닥 농포증의 증상이 심해질 경우 피부의 각질층이 두꺼워지면서 피부 표면이 갈라지고 가려움증과 통증이 동반되는데, 사회생활 중 손과 발을 쉽게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이어지기에 환자들이 겪는 부담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다행스러운 점은, 피부과에서의 검사를 통해 손발바닥 농포증으로 진단이 이뤄지면 현존하는 치료법으로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병변의 특성 및 증세에 따라 외용제를 통한 국소치료, 광선치료, 전신적 약물치료법, 생물학적 제제 치료법을 사용해 볼 수 있는데, 최근 생물학적 제제 중 인터루킨 23 억제제 계열의 치료제를 중증도-중증의 성인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에 투여했을 때, 83.3%의 환자가 치료 52주차에 손발바닥 농포증 영역 및 심각도 지수가 50%이상 개선(PPPASI 50)되는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실에서 직접 만나는 환자들 또한,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받은 후 ‘건선과 손발바닥 농포증이 본래 없었던 것처럼’ 새로운 삶을 누리게 되었다며 ‘이젠 정말 편안하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문의로서 가장 보람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손발바닥 농포증은 판상 건선과 같이 완치가 되기 어렵지만, 유효성과 안전성이 검증된 치료법을 통해 증세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이제는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들이 더 이상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으로 몸과 마음이 혹사되거나 증상을 악화시키지 않고, 조기에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아 건강한 삶을 빠르게 회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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