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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종식 안돼… 내년 여름엔 마스크 벗을 것"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7/16 17:38
유일한 무기 ‘백신 접종’으로 고령층 보호가 전제
코로나 확진자 수가 사흘 연속 1500명을 넘어섰다. 전파력이 기존 코로나 보다 2.7배 높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상황. '4차 대유행' 국면이다.
벌써 4번째. 유례없이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시행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제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 보다, 끝날 것 같지 않은 ‘코로나 터널’ 속에 갇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모두가 방역으로 인해 지칠 대로 지쳤고, 자영업자, 소상공인이 받는 경제적 타격도 크다. 대유행을 거듭하고 있는 코로나의 미래에 대해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종식 안 돼… 풍토병으로 남을 것"
16일 헬스조선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정재훈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변이를 거듭하며 사라지지 않고, 풍토병으로 남을 것"이라며 "유일한 대안인 백신 접종을 통해 중증 환자와 사망자를 줄이면서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백신의 효과는 크게 두가지다. ‘감염 예방’과 ‘중증 진행 방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는 떨어지고 있지만, 다행인 것은 중증 진행 방지 효과는 80~90%로 유지되고 있다.
실제 영국에서는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19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방역 해제 조치를 선언한다. 델타 변이 유행으로 확진자가 4만 명이 넘는 상황에서 내려진 결정이다. 정재훈 교수는 "영국은 코로나 고위험군인 고령자에 대한 접종을 90% 이상 완료했기 때문에 가능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영국의 신규 확진자는 대부분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젊은 층이다. 영국은 성인 인구의 66% 이상이 백신 2회 접종을 완료했고, 87%는 1회 이상 백신을 맞았다. 한국은 12.3%가 2회 접종 완료, 31.1%가 1회 접종을 마쳤다.
싱가포르의 경우도 더이상 신규 확진자 수를 세지 않고, 중증 환자와 사망자를 관리하는 쪽으로 대응 정책을 바꿨다. 다만 영국과 달리 실내 마스크 착용, 사적 모임 인원 제한 등의 거리두기 정책은 유지한다.
정재훈 교수는 "이들 두 나라는 방법은 조금 다르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서 ‘코로나와 공존’하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전략"이라며 "전세계 전문가들이 두 나라의 앞으로의 변화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마스크 벗기 등 일상으로 전환은 언제?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코로나와 공존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정 교수는 "한국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코로나는 아직까지 '특별한 감염병'이라는 것. 전파력도 높고, 독감(0.1%)과 비교해 사망률도 높다. 7월 16일 0시 기준 80세 이상 사망률은 18.54%, 70~79세는 5.52%, 60~69세는 1.04%, 50~59세는 0.24%다. 코로나는 특히 고령층에서 치명적인 질병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까지 고령층 보호가 완벽하게 되지 않았다. 60대의 경우 2차 접종을 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50대는 접종을 아예 시작하지도 않았다. 정재훈 교수는 “50대는 코로나에 감염되면 1.5%가 중환자가 된다”며 “적어도 50대까지는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신을 통해 50대 이상 고령층에 대한 완전한 보호를 해야 영국처럼 방역 조치 해제 등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독감과 달리 코로나의 경우 똘똘한 치료제가 나오지 않은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현재로서는 백신이 코로나와 공존하면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인 셈. 정재훈 교수는 "가장 이상적인 스케줄은 올 9~10월에 전국민의 70% 정도가 백신 접종을 마치고 일상으로 천천히 돌아가는 것"이라며 "코로나는 깔끔하게 종식되지 않을 것이고, 백신 접종을 통해 사망률을 줄이면서 일상으로 자연스럽게 돌아가는 것이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그는 "늦어도 내년 여름에는 마스크를 벗을 수 있지 않을까 예측해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