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페인 중독을 커피나 에너지 음료를 많이 마시는 성인에게만 나타나는 증상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카페인은 다양한 음식, 특히 초콜릿이나 과자,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등에도 함유돼, 이 같은 음식을 즐겨 먹는 소아·청소년에게도 중독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카페인은 커피나무, 코코아, 구아바, 식물의 잎·씨 등에 함유된 ‘알카로이드(식물 속 염기성 유기화학물)’의 일종으로, 중추신경을 자극해 기분이 좋아지게 만들거나 인지능력, 운동 수행능력을 향상시킨다. 또 졸음을 유발하는 아데노신 작용을 억제해 각성효과를 주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카페인에 의존하는 것 역시 이 같은 효능들 때문이다.
그러나 카페인의 체내 반감기는 짧게는 3시간, 길어도 10시간이다. 여러 효과들이 있어도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문제는 짧은 효과에 의존하다보면 더 자주 더 많은 양의 카페인을 찾게 되고 결국 카페인 중독에도 이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어린 아이들의 경우 성인에 비해 제어 능력이 부족해, 계속해서 카페인에 의존할 위험이 높다. 평소 초콜릿, 콜라 등을 많이 먹던 아이가 섭취량을 줄이면 집중력이 떨어져 학습에 지장을 받거나 정상적으로 잠을 자지 못하는 식이다.
일반적으로 커피믹스 한 봉지(12g)에 카페인 69㎎이 들어있다면, 아이들이 먹는 캔콜라(250㎖)에는 23㎎, 초콜릿 1개(30g)에는 16㎎의 카페인이 함유됐다. 또 커피 맛 아이스크림(150㎖)과 커피 맛 우유(200㎖)에도 약 29㎎, 47㎎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국내 만 3~11세 어린이의 카페인 일일 최대섭취 권고량은 44~96㎎으로, 이 같은 음식을 무심코 먹을 경우 권장 섭취량을 쉽게 초과할 수 있다.
카페인은 소아·청소년 건강에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어른보다 신진대사 능력이 떨어지는 만큼 체내에 카페인이 오래 남아 두통, 불안, 신경과민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다른 음식에 함유된 칼슘이나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기도 한다. 이는 골다공증, 빈혈 등의 원인이 된다. 청소년이 하루에 카페인 200㎎ 이상을 섭취하면 심각한 두통, 우울증 등 초기 중독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4~6세 어린이가 반복적으로 카페인을 과다 섭취할 경우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카페인을 끊고 싶다면 갑자기 섭취를 중단하기보다, 1~2주에 걸쳐 천천히 섭취량을 줄이는 게 좋다. 가정에서는 자녀가 카페인 섭취를 줄일 수 있도록 음식 속 카페인 함유량을 자세히 확인하고, 카페인 중독에 따른 위험성을 숙지시키도록 한다. 특정 시간대에 카페인을 먹어왔다면 운동이나 산책으로 대체하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