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심근경색은 갑자기 찾아오지만 사후 관리는 평생 간다

대한심혈관중재학회 김병극 정보·홍보이사(연세대학교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심장내과)

대한심혈관중재학회-헬스조선 공동기획] 심혈관질환, 재발만은 막자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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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심혈관중재학회 김병극 정보·홍보이사

"잊지 말고 다음 진료 때 꼭 봬요". 심근경색 환자와의 외래 진료에서 꼭 하는 말이다. 환자가 경각심을 갖고 지속적인 재발 예방 치료를 잊지 않고 받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심근경색은 평소에는 전혀 증상이 없다가 갑작스럽게 발병한다. 이에 환자들도 평상 시에는 전혀 위험성을 느끼지 못하고 적절한 치료 시기와 수술 후 관리를 놓치고는 한다. 심근경색은 심장 돌연사의 흔한 원인으로 초기 사망률이 30%에 달하며, 병원에 도착해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도 원내 사망률이 5~10%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

응급실에 이송되어 온 심근경색 환자 대부분은 막힌 혈관을 풍선으로 뚫고 스텐트를 삽입해 혈관을 넓히는 중재시술을 받게 된다. 최근 심혈관중재술이 눈부신 발전을 보이고 있어 시술 치료의 결과도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실제로 진료현장에서 보면 심근경색 환자들은 스텐트 시술을 받고 나면 마치 혈관이 원상복구된 것처럼 증세가 싹 사라지는 특징을 보인다. 하지만, 이때 문제는 성공적인 시술 치료 후에도 이전의 건강한 혈관 상태를 완전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아무리 중재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하더라도 심근경색 환자 10명 중 약 4명은 다른 혈관의 심근경색, 스텐트재협착이나 혈전증 등의 재발을 경험한다. 특히, 심근경색을 비롯한 급성 관상동맥질환 환자는 심근경색 병 1년 이내 재발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해 심근경색 발병 후 첫 1년이 가장 중요한 고비라는 것이다.

이렇게 재발률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시술 후 재발 방지 관리가 미숙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심근경색 환자들은 이미 혈관 내 혈전과 기름 덩어리가 쌓여 혈관이 완전 폐색되었는데, 시술 후 혈관 개통 후에도 이런 기름 덩어리는 질환 재발의 주요 원인이 계속될 수 있어, 심근경색 환자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주요 발병 원인인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을 꾸준히 관리해야만 한다.

우리나라 심근경색 환자들의 경우 스텐트 삽입 시술을 받은 후 LDL 콜레스테롤을 70mg/dL 보다 낮추도록 권고된다. 한편 가장 최근 개정된 유럽심장학회에서는 같은 환자군에게 국내 치료 목표 보다 더 낮은 55mg/dL 미만으로 낮추도록 권고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심근경색의 재발 예방은 1년 내 신속한 LDL 콜레스테롤 조절을 통한 속도전이 중요하다. 시술 직후 퇴원하기 전부터 빠르게 지질강하치료를 시작하고, 퇴원 후에도 빠른 시점에서 본인의 LDL 콜레스테롤 목표 달성 여부를 중간 점검해야 한다.

만약 이때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면 더 강력한 지질강하요법을 추가로 사용하고, 이후 빠른 추가 정기 검사를 통해 치료 예후를 면밀하게 다시 모니터링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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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심근경색 환자들의 경우 스텐트 삽입 시술을 받은 후 LDL 콜레스테롤을 70mg/dL 보다 낮추도록 권고된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심혈관 중재시술은 심근경색의 영구적인 완치를 뜻하지 않는다. 또, 스텐트가 삽입됐다고 재발 위험인자인 LDL 콜레스테롤 증가 위험이 말끔히 제거된 것도 아니다. 심근경색은 결코 우연히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라 오랫동안 조용히 축적되어 온 기름 찌꺼기가 특정 시점에서 폭발했을 뿐이다.

첫 번째 시도에서 넘어졌다고 바로 좌절할 필요는 없다. 심근경색 환자들에게는 두 번째 기회가 주어진다. 수술 후 1년 동안 꾸준히 LDL 콜레스테롤을 관리하면 재발은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 따라서 심근경색을 경험한 환자들은 단 1년 간의 노력으로 건강한 제2의 인생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고 퇴원 후에도 정기적인 검진과 LDL 콜레스테롤 모니터링을 통해 성공적인 퇴원 생활을 보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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