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진단을 받은 환자가 하는 가장 큰 걱정 중 하나는 딸에게도 유방암이 유전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실제 가족 중 유방암 환자가 있는 경우, 가족력이 없는 사람보다 유방암 발병 확률이 2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성 유방암을 미리 발견해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유방암 가족 많고·진단 나이 어릴수록 위험도↑
유방암 발생 위험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유방암에 걸린 가족 수와 ▲가족이 유방암 확진을 받은 나이다. 유방암 진단 가족 수가 많아질수록 유방암 위험도는 높아지고, 더 젊은 나이에 진단될수록 유방암 위험은 더 크다. 40대에 유방암 진단을 받은 어머니의 딸이 60대에 유방암을 진단받은 어머니의 딸보다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란셋 등 기존 연구에 따르면, 현재 20대인 건강한 여성의 유방암 평생위험도는 가족력이 없는 경우 7.8%, 가족력이 1명 있을 때 13.3%, 2명 있을 때 21.1%다. 이 여성이 유방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가족력이 없는 경우 2.3%, 가족력이 1명 있을 때 4.2%, 2명 있을 때 7.6%로 추정된다.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한상아 교수는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 중 상당수가 유전적 변이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대물림되는 유전적 변이가 확인된 유방암을 '유전성 유방암'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5~10%는 유전이 원인이다. BRCA1과 BRCA2는 대표적인 유방암 유전자 변이로, 전체 유전성 유방암의 절반은 이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다. 유전자 변이는 아들과 딸 구분 없이 50%의 확률로 자녀에게 대물림되는데, BRCA1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유방암이 생길 평생위험도는 87%, 난소암이 생길 평생위험도는 50%로 알려졌다.
◇발암유발 유전자 변이 있어도 수술로 암 예방 가능
유전성 유방암이 생길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면, 미리 BRCA1과 BRCA2 유전자 변이 보유 여부를 검사하고, 결과에 따라 대책을 세워야 한다. 유방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 집중 검사, 약물관리, 암 위험감소수술 등을 통해 암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암 예방 효과는 검사보다는 약물, 약물보다는 수술이 더 우수하다.
다만, 위험감소 유방절제술 등 암 위험을 낮추기 위한 수술을 해도 유방암 위험이 0%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한상아 교수는 "위험감소수술 후 유방암 위험은 87%에서 5%로 상당히 낮아지지만, 피부에 잔존하는 미세한 유선 조직 때문에 차후에 유방암이 발생할 확률이 5% 정도"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이 확률은 위험인자가 없는 보통사람의 유방암 평생위험도 보다는 낮은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한상아 교수는 "유방암의 다른 임상적 단서들은 자신이 이미 병에 걸리고 나서 알게 되지만, 가족력은 병에 걸리기 전에 유전적 변이를 찾아낼 수 있는 의미 있는 단서"라고 말했다. 이어 "유방암은 의미 있는 가족력을 파악하고, 적절한 검진, 예방법을 알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