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
혀 안 움직여서 "아아아~"… 어느 질환 때문일까?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7/06 16:05
64세 여성 A씨는 세 시간 전부터 갑자기 침을 삼킬 수 없고 발음도 제대로 안돼 병원을 찾았다. 계속 "아" 소리만 반복했다. 혀 내밀기를 제외한 상하, 좌우 방향으로의 혀 운동을 전혀 할 수 없었고, 말을 할 때 혀 모양이 적절히 변하지 못해 발음이 안 됐다. 병원 검사 결과, A씨는 2년 전 뇌경색이 6개월 간격으로 두 차례 발생했었으며, 새로 발생한 증상도 뇌경색에 의한 것이었다. 다행히 A씨는 항혈소판제를 복용하고, 혀 운동, 턱 당기기 운동 등 연하재활 치료를 시작해 한 달 정도 경과했을 때 부드러운 음식을 삼키며 받침이 없는 단어들을 발음할 수 있었다. 퇴원 3개월 후 외래를 방문했을 때는 혀마비가 모두 나아 음식 섭취와 발음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전남대병원 신경과 연구팀에 의해 최근 보고된 사례다. 전남대병원 신경과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급성 뇌경색으로 얼굴마비, 사지마비를 포함해 다른 신경학적 이상 소견 없이 단독으로 혀마비만이 나타나고, 모든 방향으로의 운동이 제한되는 혀의 완전마비를 보인 뇌경색 증례는 드물기에 증례를 보고한다"고 했다.
A씨가 경험한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혀 뇌 일부에 혈액공급이 일시적으로 멈추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각종 증상이 나타나는데 대표적인 것이, 얼굴이나 사지 마비를 포함한 혀 절반 마비다. A씨처럼 뇌경색 이후 혀의 완전마비를 보인 보고는 매우 드물다. 따라서 얼굴, 팔다리 마비 등이 없이 혀에만 갑자기 마비 증상이 나타났다고 하더라도 뇌경색을 의심하고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뇌경색의 경우 치료가 가능한 골든타임은 증상 발현 후 3~6시간 이내다. 응급실에 환자가 도착하면 의사의 문진과 신경학적 검진, 혈액검사 및 응급 영상검사가 진행된다. 이러한 응급 평가·검사를 통해서 금기사항이 없다고 판단되면 보호자의 동의를 받은 후 혈전용해(제거) 치료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