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금연약 ‘챔픽스’ 발암 우려 물질 검출… 정체는?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해외 유통 제품서 발암 우려 물질 나와
9월 이후 안전성 기준 마련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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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생산된 금연약 챔피스에서 불순물이 검출돼 국내 유통 바레니클린 전수조사가 진행 중이다/사진=헬스조선DB

지난 2018년 고혈압 치료제 발사르탄에서 발암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가 검출되면서 제약계가 한바탕 진통을 겪은 가운데 또 다른 약물에서 발암 우려 물질이 검출됐다. 이번엔 사르탄계 약물 3개와 바레니클린이다. 특히 바레니클린은 금연치료보조제의 주성분으로, 적극적으로 금연을 해야 하는 심혈관질환자나 암 환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약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즉시 바레니클린 안전성 검사에 들어갔지만,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바레니클린을 계속 복용해도 괜찮은 걸까?

◇바레니클린 불순물 'N-nitroso-varenicline' 정체는?
이번에 발암 우려 불순물이 검출된 바레니클린 제품은 캐나다에 있는 화이자 공장에서 생산된 '챔픽스'다. 정확히는 캐나다 퀘벡주에서 생산된 챔픽스 완제품에서 'N-니트로소-바레니클린(N-nitroso-varenicline)'이라는 니트로사민류 불순물이 검출된 것인데, 니트로소는 1급 발암물질에 속한다. 니트로소는 육류, 구운 육류 등 다양한 음식에 존재하는데 허용 기준 이상으로 장기간 노출되면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다만, N-니트로소-바레니클린은 니트로사민류와 다른 새로운 형태의 물질이다.

N-니트로소-바레니클린이 왜 검출됐는지는 현재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물질은 신규 불순물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완제의약품 제조공정에서 잔류하는 아질산염과 바레니클린이 반응하면서 엔-니트로소-바레니클린이 발생했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발암물질 'N-니트로소-바레니클린', 안전 기준은?
발사르탄의 경우, NDMA가 검출된 직후 NDMA의 위험성 평가 결과와 함께 안전성 담보 기준을 의미하는 허용기준이 발표됐다. 그러나 N-니트로소-바레니클린은 이러한 정보가 전혀 없다. 식약처는 NDMA 포함 발사르탄 제제 320mg을 3년간 복용했을 때 1만1800명 중 1명이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 추정하고, 이미 문제 약물을 복용하고 있어도 발암 위험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 발표한 바 있다.

왜 N-니트로소-바레니클린은 잠정 허용기준치 발표되지 않는 걸까? N-니트로소-바레니클린이 신규 불순물이라서다. N-니트로소-바레니클린이 인체에 정확히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알려진 것도 전혀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이 불순물은 신규 물질이다 보니 허용기준을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단정적으로 어느 정도가 안전기준이라고 언급할 수 없으며, 이는 안전성 시험검사가 모두 마무리되어야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계속 먹어도 될까?
일단 식약처는 바레니클린 처방 중지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국내 제품은 문제가 발견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발암물질이 검출된 바레니클린 제품은 캐나다 퀘벡 화이자 공장에서 생산된 챔픽스로,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바레니클린 제품에서 불순물이 검출된 사례가 없다.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챔픽스는 모두 독일공장에서 생산된 완제약이며, 그 외 바레니클린 제품은 국내 제약사가 국내에서 생산·유통하고 있는 약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시중에 있는 바레니클린 제품에 문제가 있어서 안전성 검사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해외에서 N-니트로소-바레니클린이 검출됨에 따라 예방적 차원에서 국내 유통제품도 조사하는 것이라 처방제한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제품에서 문제가 발견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그래도 불안하다면 바레니클린 복용을 중단해도 된다. 대한약사회 오인석 학술이사는 "바레니클린은 금연을 목적으로 복용하는 약이라 부작용은 금연 실패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인석 약사는 "스테로이드, 항생제 등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약과 달리 바레니클린은 심각한 부작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안전성 여부 언제 밝혀질까?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바레니클린의 안전성 검사 결과는 이르면 9월 초중순 공개될 전망이다. 식약처는 오는 8월 31일까지 바레니클린 시장 점유율 95%를 차지하는 화이자와 바레니클린 제네릭을 생산 중인 국내 제약사에 안전성 시험 결과자료를 제출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식약처 관계자는 "각 제약사에 바레니클린 시험검사 결과를 8월 31일까지 제출하여 달라고 요청한 상태로 시험검사 결과는 최대한 빨리 검토해 국내에 유통된 제품의 안전성을 따질 계획이다"고 말했다.

바레니클린을 생산·유통하고 있는 제약사들은 적극적으로 안전성 검사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바레니클린 시장 최대 품목인 챔픽스를 보유한 화이자 관계자는 "챔픽스는 국제의약품규제조합위원회 기준에 기반, 제품별 섭취 허용량에 따라 만들어진 제품이나 N-니트로소-바레니클린의 안전성과 관련한 자료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식약처 요청에 따라 안전성 검사를 위한 챔픽스의 자료를 제출했으며, 당분간 국내 공급은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레니클린 제네릭을 생산하는 국내 대형 제약사 A는 "차질없이 안전성 조사를 진행해 8월 31일까지 자료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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