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독 청결·위생과 물건 정리, 문 잠금 등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강박증이 있냐’는 말을 듣곤 한다. 강박증의 정식 명칭은 ‘강박장애’로, 대표적인 불안장애 중 하나다.
강박장애는 크게 ‘강박사고’와 ‘강박행동’으로 나뉜다. 조절할 수 없는 정도의 생각·감정으로 인해 불안·고통을 느끼는 것을 ‘강박사고’라고 하며, 강박사고에 의해 나타나는 반응을 ‘강박행동’이라고 한다. ▲오염에 대한 공포 ▲병적 의심 ▲순서·정리정돈에 대한 강박 등이 강박사고에 속한다면, 이로 인한 ▲과도한 청소·세정·정리 ▲반복적 확인 등은 강박행동으로 볼 수 있다.
인구의 2~2.5%가 한 번 이상 강박장애를 경험하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거나 강박장애라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대부분 사람이 약한 정도의 강박사고나 강박행동을 갖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강박장애로 진단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일까. 미국 정신의학회에 따르면, 하루에 최소 1시간 이상 강박 증세를 보이거나 과도한 강박 사고·행동으로 인해 사회활동과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강박장애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숫자에 부정적인 의미가 있다고 여겨 그 숫자만큼 종이를 찢는 경우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가스 불, 문 잠금 등을 반복 확인하는 경우 ▲어떤 일을 하기 전 자신만의 의식을 거치지 않으면 심각한 불안 증상을 겪는 경우 등이 해당된다. 이 같은 증상으로 인해 생활에 지장이 생기고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전문가 상담과 평가를 받는 게 좋다.
강박장애는 치료가 빠를수록 효과가 좋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을 경우 90% 정도는 1년 내에 증상이 호전된다. 병원에서는 불안감을 억제하는 약물 치료나 강박사고에 대한 인지적 왜곡을 없애는 인지행동치료 등을 시행한다. 인지행동치료의 경우 약한 불안 자극으로 시작해 불안에 대한 내성을 기르는 과정을 거친다.
일상에서도 증상 개선을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강박사고가 생긴 경우 다음 강박사고가 언제 생길지 예상해보고, 그 시간이 되면 강박사고를 지연시키도록 해본다. 강박사고를 지연시키는 것이 힘들다면 생각을 종이에 써 무의미한 생각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