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노래방, 주점… 코로나19도 못 막는 ‘유흥중독’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다른 중독들과 패턴 유사… 정신과 질환 유발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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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주점 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이어지면서, 유흥중독에 대한 우려와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DB

전국 각지에서 노래방·유흥주점 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이어지며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일각에서는 매일 확진자 수가 500~700명을 넘나드는 상황에도 유흥주점을 찾는 이들을 두고 ‘유흥중독’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실제 전문가들은 ​​다른 중독들과 ​중독 대상에만 차이가 있을 ​뿐 ​패턴·증상이 유사하다고 보는 한편, 동반될 수 있는 경제적 피해, 여러 정신과적 질환·중독 등에 대해 경고한다.

◇유흥주점 發 감염 사례 지속… 대구 200명 넘어서
5월 들어 한 때 400명 안팎까지 떨어졌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500~700명대를 오간다.

최근 확진자 수가 늘어난 데는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노래방·유흥주점 발 연쇄 감염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대구의 경우 지난 19일 유흥주점 종업원 등 6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현재까지 유흥주점 관련 확진자 수만 200명을 넘어섰다. 특히 이번 유흥주점 발 집단감염의 경우, 종업원·이용자뿐 아니라 이들과 접촉한 인원까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n차 감염에 대한 불안이 더욱 커지고 있다.

대구뿐만이 아니다. 서울시는 지난 27일 강북구 노래연습장 종업원·이용자 등 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으며, 대전, 성남 등에서도 노래방·유흥주점 관련 확진 사례가 발생했다.

◇유흥도 중독? 전문가 “충분히 가능”
일각에서는 감염 위험을 아랑곳하지 않고 유흥주점·노래방에 방문하는 이들을 두고 ‘유흥에 중독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도박이나 알코올에 중독되듯 유흥에 중독돼, 판단력이 흐려지고 위험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유흥중독은 알코올중독, 도박중독, 마약중독 등에 비해 인지도가 낮을 뿐,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을 만큼 심각한 중독질환이다. 다른 중독이 그렇듯 결핍된 감정·생각에 대한 자극과 보상을 지속적으로 원하고, 이를 위해 여러 위험과 피해를 감수하는 모습을 보인다. 같은 맥락에서 ‘코로나19 감염’이라는 위험을 무릎 쓰고 유흥주점 방문을 끊지 못하는 이들 또한 중독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해국 교수는 “유흥중독은 자신에게 결핍된 감정을 상품화하고 이를 구매해 만족을 얻는 데 중독된 것으로, 일종의 행위중독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있음에도 지속적으로 유흥주점을 찾는 것 또한 중독 증상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돈으로 산 거짓 자아에 빠져… 빚 문제로 병원 찾기도
이들은 어쩌다 자신은 물론, 타인의 위험까지 감수할 만큼 유흥에 중독된 것일까. 전문가들은 유흥중독 증상을 보이는 사람에게서 공통적으로 특정 감정들이 결핍된 모습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이해국 교수는 “자존감과 함께 기쁨·행복·인정·애정 등과 같은 감정이 결여되고, 이를 주변 가족, 지인, 혹은 스스로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상태에서 우연히 유흥을 접한 뒤 그곳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거짓 환대·즐거움에 빠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유흥중독이 금전적 피해를 동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금액만 지불하면 평소 느낄 수 없었던 감정과 받지 못했던 대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유흥에 많은 비용을 쓰게 된다. 금전적 보상으로 형성된 ‘거짓 자아’에 빠지는 셈이다.

문제는 유흥중독 역시 다른 중독처럼 내성이 생겨, 결핍된 감정에 대한 더 큰 자극·보상을 원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유흥에 사용하는 비용은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실제 유흥중독으로 인해 병원을 찾는 사람 중 대다수는 건강 이상보다는 경제적인 문제를 토로한다. 수입이 적거나 없음에도 무리해서 유흥주점을 찾거나, 유흥주점을 가기 위해 빚을 지는 경우, 불법적인 일에 손을 댄 경우 등이다.

◇도박중독·조증 등 동반… 20·30대 늘어나는 추세
유흥중독에 따른 피해는 경제적인 문제에서 그치지 않는다. ‘비용을 지불한 뒤 보상을 얻는 행위’에 중독되다 보니, 무리해서 돈을 벌기 위해 불법적인 일에 가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도박에 손을 댄 후 도박중독을 함께 겪기도 한다. 결국 ‘유흥중독-금전적 손실-도박중독’이라는 연쇄적인 피해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해국 교수는 “도박중독은 유흥에 중독된 사람들이 부족한 돈을 버는 과정에서 겪는 흔한 동반 중독질환”이라며 “당장 돈이 급한 상황에서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외에 조증이나 강한 집착을 보일 수 있으며, 우울함을 해소하기 위해 유흥에 빠져 과도한 흥분상태에 이르기도 한다.

최근에는 연령이 점점 어려지고 있다는 점 또한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 20·30대 사회초년생은 물론, 어린 대학생들도 유흥중독으로 인해 병원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기에 유흥에 빠지면 경제적 피해가 더 심할 뿐 아니라, 인간관계, 성 관념 등에 영향을 받을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교수는 “갈수록 칭찬에 인색해지고 감정 교류가 줄면서, 어린 시기에 정상적인 방식으로 정서적 보상을 받지 못한 이들이 잘못된 방식으로 보상을 찾으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인·문제점부터 인지시켜야… “시스템 개선 필요” 지적도
유흥중독은 환자 본인이 증상을 인지하고 잘못된 행동임을 받아들이는 데서 치료가 시작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히 ‘유흥주점을 가는 것은 잘못된 행위’라고 알려주기보다, 유흥에 빠진 이유와 이에 따른 문제를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또 스스로 작은 성과에도 성취감, 감정적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습관을 기르는 동시에, 유흥중독의 위험성과 인간관계·규범에 대한 교육, 건전한 취미 찾기 등의 노력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비교적 어린 나이일 경우 보호자도 함께 상담·교육을 받는 게 좋다.

일각에서는 구조적인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젊은 층의 경우 개인적인 노력으로 중독을 치료한다고 해도, 정상적인 즐길 거리와 규범에 대한 교육, 제어장치가 없다면 문제가 끊임없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해국 교수는 “감염을 무릎 쓰고 유흥주점에 가는 것도 큰 문제지만, 현 시점에서 합법적으로 즐길 수 있는 레저 등 별다른 대안이 없는 것도 문제”라며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유흥산업이 부활하면 오히려 억압해온 것이 폭발할 수 있는 만큼, 사전에 다양하고 건전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스템·규범을 마련하고 유흥문화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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