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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두통을 많이 겪지 않았는데, 50대 이후 심각한 두통에 시달린다면 질병에 의한 것일 수 있어 검사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두통은 우리 국민 60% 이상이 1년에 한 번 이상 겪을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하지만 50세가 넘어 갑자기 두통이 생긴 사람은 '질병'을 의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나이 들수록 질병에 의한 두통 늘어
나이 들수록 두통을 덜 겪는 게 정상이다. 특히 여성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40대 이전에는 여성호르몬 농도의 급격한 변화 때문에 편두통이 잘 생긴다.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는 폐경기가 되면 두통도 덜 생긴다. 실제 21~34세에는 남자 92%, 여자 74%가 1년에 한 번 이상 두통을 경험한 반면, 나이 들수록 두통 경험자가 감소해 55~74세에서는 남자 66%, 여자 53%만 두통을 겪는다는 영국의 조사 결과가 있다. 

하지만 질병으로 인해 두통을 겪는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많아진다. 기존 연구들을 종합해보면 20~30대에 질병으로 두통을 경험하는 비율은 최대 5% 정도인 데 반해, 50세 이상에서 질병으로 인해 두통이 생기는 비율은 최대 20%까지 높아진다. 나이 들수록 뇌출혈·뇌경색·암 등 두통을 유발하는 질병에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뇌졸중·뇌수막염 등이 원인일 수도
두통을 유발하는 질병은 다음과 같다.

▷뇌졸중=뇌졸중은 크게 뇌출혈과 뇌경색으로 나뉜다. 뇌혈관이 팽창해 터지는 뇌출혈의 경우, 피가 뇌혈관 주위의 통증 신경을 자극해 두통이 생긴다. 뇌경색이 있으면 막힌 뇌혈관이 팽창해 통증을 느끼는 신경조직을 자극하기 때문에 두통이 나타난다. 뇌졸중으로 인한 두통은 대부분 의식저하, 팔·다리 마비, 발음장애 등과 함께 나타나므로 알아채기 쉽다. 하지만 뇌출혈 중 하나인 지주막하출혈(뇌 표면에 있는 2개의 막 사이에 출혈이 생기는 것)은 동반 증상이 없어 쉽게 알 수 없다. 지주막하출혈이 있으면 순간적으로 방망이에 얻어맞은 듯한 통증을 강하게 느낀다.

▷뇌수막염=뇌수막염은 바이러스에 의해 뇌수막(뇌를 둘러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뇌수막에 생긴 염증이 통증을 느끼는 신경을 자극하면 두통이 나타난다. 몸에서 열이 나거나 목이 뻣뻣해지는 증상을 함께 느끼는 경우가 많다.

▷녹내장=녹내장은 눈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씻어내는 '방수'라는 액체가 눈 밖으로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해 생긴다. 방수가 눈에 많이 쌓이면 안압이 높아지고, 시신경 주변의 통증신경이 자극을 받아 안구 통증과 두통이 함께 나타난다. 대개 눈이 아픈 쪽의 머리가 아프기 때문에 한쪽 머리만 아픈 편두통으로 오인하기 쉽다. 시력도 감소된다.

◇과거 두통 경험이 중요한 단서
일반적인 편두통·긴장성 두통과 질병에 의한 두통을 구분하는 방법 중 하나는 과거에 두통이 있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다. 20~30대 때 두통을 앓았다면 50세 이후에 나타나는 두통도 편두통이나 긴장성 두통인 경우가 많다. 반면 50대 이후 처음 경험하는 두통이라면 질환에 의한 두통일 확률이 높으므로 바로 병원에 가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