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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건강 상식]담배 끊은 뒤 가래 더 많아져... 왜?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5/13 08:30
보통 담배를 피우면 가래가 많이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통설과 달리 담배를 끊으니 가래가 더 많이 나온다고 호소하는 흡연자를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착각일까?
착각이 아니다. 가천대길병원 가정의학과 고기동 교수는 “나쁜 물질을 가래로 내뱉는 폐 섬모의 기능이 되살아나면서 가래가 더 많이 나오게 되는 것”이라며 “폐가 정화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기관지에는 몸에 해로운 물질을 기침과 가래를 통해 배설하는 자기방어 기능이 있다. 기관지 안으로 이물질이 들어오면 미세한 털 같은 섬모가 점액으로 이물질을 둘러싸 폐 아래부터 위로 끌어 올려 밖으로 내보낸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담배를 피우면, 안 좋은 화학물질을 내보내고 화학물질로 유발된 염증으로부터 폐점막을 보호하기 위해 가래를 뱉게 된다. 하지만, 점차 폐 섬모가 손상돼 이물질 배출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폐 안에선 계속 폐점막 보호를 위해 점액이 분비되지만, 배출하진 못해 가래가 폐 속에 쌓이게 되는 것이다. 고기동 교수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보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섬모의 손상이 23배 더 많고, 섬모가 움직이는 속도도 더딘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금연하면 폐의 섬모가 기능을 회복하면서 폐 안에 누적된 가래가 몇 주일에 걸쳐 몸 밖으로 나오게 된다. 이 때문에 기침과 가래가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가래가 더 증가하는 현상은 금연 후 3개월 정도까지 이어질 수 있다. 3개월이면 이물질은 어느 정도 다 배출되고, 폐의 정화 기능도 대부분 정상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