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산모의 배 속 아이에게 선천적 이상이 있음을 발견한 의료진이 출산 전 아이가 자궁 속에 있는 상태에서 수술을 시도해 성공적으로 마친 것. 이후 산모는 건강하게 아이를 출산했으며, 아이의 선천적 이상도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에 거주하는 41세 여성 헬레나 퍼셀은 7차례의 시험관 시술(IVF)을 거쳐 아이를 갖게 됐다. 기쁨도 잠시, 임신 20주에 받은 초음파 검사에서 나쁜 소식을 들었다. 배 속의 아이에게 '척추이분증'이 있다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 척추이분증은 선천성 기형의 하나로, 척추뼈 일부가 불완전하게 닫혀있어 척수가 바깥으로 노출된 상태를 말한다. 척추가 어느 정도 결손됐는지에 따라 증상은 다양한데, 배뇨장애와 하지마비가 대표적이다. 척추이분증은 신생아 1000명당 1~2명 정도에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척추이분증이 있는 아이는 주로 출생 직후, 생후 48시간 이내에 열린 척추를 닫기 위한 수술을 하게 된다. 그러나 출생할 때까지 기다리면 이미 너무 늦어버린 경우가 많다. 이에 의료진은 헬레나에게 출산 전 아이가 자궁 내부에 있는 채로 수술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의료진은 수술로 아이를 잃을 확률이 1%라고 했지만, 헬레나는 아이의 미래를 위해 수술을 하기로 했다. 이후 헬레나와 아이를 위해 30명의 의료진이 모여 4시간에 달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는 수술 성공 여부를 보장할 수 없었다. 임신 24주에 수술을 받은 헬레나는 임신 36주로 정해진 출산예정일까지 불안한 마음으로 기다려야 했다. 임신 25주경에 자궁수축이 발생해 하마터면 아이를 잃을 뻔했지만, 약물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드디어 임신 36주, 다행히 헬레나는 제왕절개를 통해 무사히 아이를 출산할 수 있었다.
현재 태어난 지 6주가 지난 아이는 별다른 문제 없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척추이분증의 대표적 증상인 하지마비나 방광 이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후유증으로 뇌에서 약간의 수액이 발견됐지만, 크게 문제 되지 않을 수준이었다. 헬레나는 태어난 아이의 이름을 '밀라(mila)'라고 지었다. 기적을 뜻하는 스페인어 'milagro'의 줄임말이다.
영국 NHS (건강보험공단) 병원의 스티브 포와이스 교수는 "이번 수술은 NHS 병원의 숙련된 의료진들의 주도하에 진행됬다"며 "헬레나의 수술은 매우 선구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례는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Daily Mail)'에 최근 보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