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5억원 '원샷 항암제' 킴리아, 정말 '원샷'일까?​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림프종암 환자 임상서 3년 생존 확률 30%대… 투약 못하기도

지난달 암 환자들을 들뜨게 하는 소식이 있었다. 단 한 번만 사용하면 말기암도 완치할 수 있다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항암제 '킴리아주'(Kymriah)가 국내 허가를 받은 것이다.

킴리아는 5억원이라는 초고가 약이지만 환자들의 관심사는 '한 번 사용', '완치'에 집중됐다. 항암제는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한 번 투약하는데 적게는 수만 원, 많게는 수 천만원이 든다. 투약을 하며 방사선 치료, 수술 등을 병행하는 경우도 많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항암치료 과정에서 겪는 고통을 생각하면, 한 번 투약으로 완치할 수 있다는 킴리아는 기적의 약이다. 정말 킴리아는 5억원만 쓰면 혈액암 완치의 기적을 누릴 수 있는 치료제일까?

◇킴리아 효과 볼 수 있는 질환, 두 개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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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킴리아주가 국내 허가를 받았다. /사진=한국노바티스 제공

다양한 혈액암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확인되고 있긴 하나, 현재 킴리아가 공식적으로 효과를 입증해 사용허가를 받은 질환은 ▲난치성 B세포 전구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ALL)과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암(DLBCL)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보다 더 좁은 범위의 ▲재발성∙불응성 소아 및 25세 이하 젊은 성인 B세포 급성 림프구성 치료제(pALL)와 ▲재발성∙불응성 성인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치료제로 사용허가를 받았다.

백혈병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뉘며, 급성 백혈병은 골수성과 림프구성으로 구분된다. 성인은 대부분 골수성 백혈병이 많지만, 소아는 대부분이 림프구성 백혈병이 많다.

구체적으로 pALL은 항암 치료, 동종 조혈모세포이식 등으로 80~90%의 환자가 완치되는 질환이다. 하지만 재발 후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젊은 환자들이 목숨을 잃는다.

DLBCL 역시 악성도와 병기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1차 표준치료(항암화학요법)로 80~90%의 환자가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얻는다. 하지만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10~15%의 환자와 재발이 반복되는 20~35%의 환자가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는 사실상 없다. DLBCL는 암 진행 속도가 빨라 이들의 평균 생존기간은 6개월 정도다.

◇3분의 1만 완치할 수 있는 약
킴리아를 비롯한 CAR-T 치료제는 '원샷 항암제', '원킬 치료제' 등으로 불리고 있으나, CAR-T 치료제가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 약은 아니다. 일단 반응하면 사실상 완치라고 할 수 있는 완전 관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약에 아예 반응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실제 DLBCL 환자를 대상으로 한 'JULIET' 임상 연구에 따르면, 킴리아를 투여한 환자 중 약에 반응한 환자는 53%뿐이었다. 약에 반응한 환자 중 39.1%는 완전 관해에 도달했다. 투약 후 24개월, 36개월 시점에서 모든 환자가 생존할 확률도 각각 40%, 36%였다.

알려진 것과 달리 킴리아를 사용해 완치에 성공하고 생명을 이어갈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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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 교수가 CAR-T 치료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세브란스병원 제공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김진석 교수는 "CAR-T 치료제를 사용해도 모든 환자가 완치에 성공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에게 다 효과가 좋은 약은 아니지만, CAR-T 치료제를 사용하지 않았으면 6개월 내에 사망하는, 선택지가 없는 환자들의 수명이 연장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도조차 불가능할 수 있는 CAR-T 치료제
애초에 CAR-T 치료제를 사용해볼 수조차 없는 확률도 있다. CAR-T 치료제는 개별 환자에게 채취한 T세포를 3~4주에 걸쳐 외부에서 재조합하고 나서, 환자에게 주입하는 맞춤형 유전자 치료제다. 즉, 제조에 실패하면 CAR-T 치료제는 시도조차 해볼 수 없다.

김진석 교수는 "CAR-T 치료제 제조가 실패해 사용할 수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환자의 혈액 질에 따라 다르지만 킴리아의 경우, 기존 임상시험에서도 제조 실패, 제조기간 중 환자 사망 등의 이유로 전체 등록환자 중 20% 정도는 실제 투약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킴리아 등 CAR-T 치료제는 의사입장에서도 일단 맞아보자고 하기엔 비용이 너무 비싸고, 과정도 절대 간단하지 않은 약"이라고 밝혔다. 김진석 교수는 "다만, CAR-T 치료는 치료제가 성공적으로 만들어져 환자에게 주입된 다음에 비용이 청구되기 때문에, 젊은 사람이라면 CAR-T 치료제를 시도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여러 번의 항암치료와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 후에도 암이 재발한 환자는 더 이상의 선택지가 없고, CAR-T 치료제는 완치의 가능성이 있기에 시도라도 해봐야 하고, 그런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김진석 교수는 "현재 혈액암 치료에 사용하는 항암제 중에는 1년에 5억씩 매년 부담해야 하는 약도 있고, CAR-T 치료제의 장기 생존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으며, 대상 환자 수는 많지 않다는 측면에서 CAR-T 치료제의 급여 여부가 논의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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