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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침투하는 식용곤충… 알레르기 괜찮을까?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미국·EU선 ‘갑각류 알레르기’ 표시... 국내선 표기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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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 유발이 가능한 식용 곤충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알레르기 대처 방안은 미흡한 실정이다. 사진은 농촌진흥청과 경상북도 예천군이 공동 주최한 '2016 식용곤충산업 조기 활성화 국제심포지엄'에서 식용 곤충 식품을 선보이는 모습./사진=농촌진흥청

지난 5일 고교 급식가가 술렁였다. 식용곤충 식품이 급식에 납품됐다는 보도 때문이다. 알고 보니 납품된 식품은 식용곤충 고소애(갈색저거리 유충) 배지에서 생산한 동충하초(곤충 기생용 약용버섯)로 만든 어묵, 돈가스, 탕수육 등이었다. 이번에는 식용곤충 자체가 급식에 오른 것은 아니었지만, 식용곤충이 우리 밥상에 성큼 다가온 것은 사실이다. 식용곤충은 탈(脫) 공해, 에너지와 자원 절약, 고단백 등 무시하기 힘든 장점 사이 큰 단점이 있다.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 안전한 섭취를 위해 어떤 대처가 필요할까?

◇식용 곤충, 밥상에 오르는 건 시간문제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육식 가축인 소는 1kg당 2.8kg의 온실가스를 생산하지만, 곤충은 2g만 생산한다. 단백질 1g을 얻기 위해 소를 키우면 112ℓ의 물이 들지만, 곤충은 물 23ℓ면 된다. 이런 효율성 때문에 식용 곤충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연구기관 메티큘러스 리서치는 2023년까지 12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 종류도 다양하다. 세계적으로 식용 가능한 곤충은 2037종이나 된다.

국내 곤충 사업도 추진력을 얻고 있다. 2015년 3000억원 수준이었지만 2020년 불과 5년 만에 5500억원 규모로 2배 가까이 성장했다. 대중화하기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다. 메뚜기, 갈색거저리 유충, 식용누에 번데기 등 7종의 곤충이 식용으로 허용됐고, 식용곤충 가루가 비스킷, 마카롱, 파스타 등의 원료로 이미 사용되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연세세브란스병원에서 환자식으로 식용곤충이 제공되기도 했다. 이번 고소애 동충하초 어묵, 돈가스, 탕수육 등이 급식 반찬으로 청주 오창고등학교에 납품된 것도 같은 결의 노력이라 볼 수 있다.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 농후해
식용곤충을 먹는 사람이 늘자 알레르기가 보고되기 시작했다. 한국소비자원이 2013~2016년 동안 식용곤충 식품 섭취 경험자를 추적 분석한 결과 9.2%가 위해 크고 작은 사고를 경험했는데, 그중 알레르기 증상이 26.1%로 가장 많았다. 소비자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식용곤충을 알레르기 원인 식품으로 표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식용 곤충은 갑각류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트로포미오신(단백질의 일종) 성분이 함유돼 있어 알레르기 교차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식품 알레르기는 특정 단백질 성분이 몸속으로 들어왔을 때 인체 면역계가 과잉 반응하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어떤 식품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비슷한 단백질을 가진 같은 군의 식품을 먹었을 때도 알레르기가 나타날 확률이 높다. 특히 번데기는 식품 알레르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 알레르기 증상으로 내원한 성인 1452명을 대상으로 식품 알레르기 반응을 검사한 결과 10.1%가 번데기에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것으로 보고됐다.

이번에 급식에 납품된 고소애 동충하초 식품은 연구된 바가 없어 명확하지 않지만, 알레르기를 유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농업기술원 곤충종자보급센터 김선국 팀장은 “식용 곤충을 직접적으로 이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알레르기를 유발할 가능성이 적다고 본다”고 말했다.

◇식용 곤충 알레르기 걱정된다면 원재료명 확인해야
아직 식용 곤충은 알레르기 원인 식품 표시 대상이 아니다.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어 식용 곤충 섭취를 피해야 한다면, 알레르기 표시 칸이 아닌 원재료명을 확인해야 한다. 표시 개선이 필요하다는 요구는 계속 있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2018년 연구 사업으로 논의에서 보류 결정이 났다. 식약처 식품표시광고정책과 관계자는 “알레르기 유발 빈도가 높고, 유발 증상이 심각한 식품을 꼽아 알레르기 표시 대상으로 정한다”며 “국내 10년간 알레르기 노출 빈도 임상 연구를 분석해 식용 곤충은 아직 알레르기 발생 빈도가 낮고, 상용화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 표시 대상으로 정하기에 시기상조라는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서 식용 곤충이 알레르기를 얼마나 유발하는지 계속 연구 중”이라며 “주기적으로 연구 사업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알레르기 표시 대상은 22종이다.

미국과 EU는 식용 곤충을 갑각류 알레르기로 통칭해 표시하고 있다.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으면 귀뚜라미 함유된 해당 식품 섭취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미국), ‘모든 제품에는 갑각류 및 연체동물과 유사한 알레르기 항원이 포함돼 있습니다’(프랑스)와 같은 식이다.

◇갑각류,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기 있으면 식용 곤충 섭취 피해야
식용 곤충에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트로포미오신은 새우, 게, 바닷가재 등 갑각류뿐 아니라 집먼지진드기, 바퀴벌레 등에도 함유돼 있다. 따라서 이런 성분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도 식용곤충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알레르기내과 박경희 교수는 “가루로 들어가는 경우 많아, 들어갔는지 확인하지 못 하고 노출될 수 있다”며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식품 알레르기 주요 증상으로는 입과 목구멍이 가렵고, 온몸이 빨갛게 부어오르는 피부 발진이 있다. 코나 눈이 가렵거나 콧물이 계속 흐를 수 있으며, 구역질, 구토, 설사, 호흡곤란 등의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박경희 교수는 “특히 번데기 알레르기는 심하면 사망까지 유발할 수 있는 아나필락시스 쇼크까지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 알레르기 반응이 심한 사람이라면 자가 주사용 에피네프린을 들고 다니는 것이 좋다.

다만, 식용 곤충이 들어간 식품을 먹은 후 알레르기가 일어났다고 무조건 식용 곤충 섭취를 피할 것이 아니라 정확히 어떤 성분 때문에 알레르기가 일어났는지 병원에 가 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밀가루 등 식품에 들어 있는 다른 성분 때문에 알레르기가 일어났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알레르기 유발 원인 식품을 알아야 다시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