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할 때 혀는 분홍색에 매끈매끈하다. 그래서 갑자기 혀가 하얗게 될 때면 혹시 질환의 징후는 아닌지 걱정된다. 어떤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지에 따라 위험도가 다를 수 있다.
▶백태=혀가 하얘지는 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백태가 있다. 백태는 혀가 전체적으로 하얗게 올라오며 입 냄새를 유발한다. 백태는 혀 위 미세포가 모인 돌기(유두)에 찌꺼기, 입 속 세균 등으로 생긴 침착물 등이 쌓여 코팅된 것으로, 칫솔 등으로 쓸어도 잘 제거되지 않는다. 평소에는 찌꺼기가 침 등으로 제때 제거되는데, 구강 위생이 좋지 않거나 구강 건조증이 있으면 찌꺼기가 훨씬 많아지고 잘 제거되지 않는다. 가천대 길병원 이비인후과 우주현 교수는 “백태가 갑자기 나타났을 땐 대부분 크게 해롭지 않은, 단기적으로 나타나는 징후일 수 있다”며 “흡연, 야식, 술 등 몸에 안 좋은 습관으로 잘 유발되기에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한다는 신호로 보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구강칸디다증=곰팡이균인 칸디다가 구강 점막에서 증식하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혓바닥에 눈이 쌓인 듯 흰 이물질이 도포되는데, 백태와 다르게 칫솔 등으로 쓸면 벗겨진다. 과하게 벗겨내면 출혈과 심한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우주현 교수는 “입안에 하얀 점막 형태로 나타나고 목젖에도 나타나 백태와 구분이 가능하다”며 “심각한 질환은 아니며 칸디다가 증식하면 물을 수시로 입에 머금어 입안이 건조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저항력이 약한 노인이나 영양장애의 아이에게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피로 등으로 몸이 안 좋거나 당뇨, 신부전증의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구강백반증=구강백반증은 두꺼운 백색 반점이 혀는 물론 볼 점막, 입천장 등 모든 입속 점막에 생기는 것으로, 구강암으로 발전할 수 있어 유의해서 살펴봐야 한다. 우주현 교수는 “백태나 구강칸디다증과 달리 전체적으로 하얗다기보다 일정 부분에 희끗희끗한 병변이 일어나고, 붉은색으로 나타나기도 한다”며 “덩어리가 느껴진다면 조직 검사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구강백반증은 칫솔 등으로 긁어내도 없어지지 않으며 서서히 진행되고 통증이 없다. 보통 혀 양쪽 표피에서 발생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