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탈모치료기

저출력레이저·LED 활용
가늘어지는 탈모 치료 효과 입증
먹고 뿌리는 약 병용하면 큰 효과

시중 다양한 제품 나와
식약처·FDA 허가 '의료기기' 체크
LED 많고 세다고 효과 좋은 거 아냐
개수·출력, 최적의 설계 중요
주파수 일정하고 저출력 유지돼야
이지헤어풀 "모발 밀도·굵기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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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병원 성형외과 안희창 교수는 “탈모치료기는 반드시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안전성이 입증된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탈모 환자가 늘수록 탈모 치료에 대한 열기도 높아지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5~2019년 사이 약 109만명이 탈모로 인해 병원 진료를 받았으며, 환자 수는 5년간 10% 이상 증가했다. 최근에는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는 가정용 탈모치료기에도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제품이 100만원 이상 고가에 판매되다보니, 구매·사용 후 실제 치료 효과와 이에 따른 기회비용을 두고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실제 탈모치료기를 사용함으로써 탈모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을까. 한양대병원 성형외과 안희창 교수는 "저출력레이저와 LED를 활용한 탈모 치료는 기존에도 널리 사용되던 방법으로, 임상 시험에서 안드로겐성 탈모에 대한 치료 효과가 입증됐다"며 "다만, 제품별로 임상결과와 효과가 다른 만큼, 실제 임상 결과와 효과, 안전성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간편한 탈모치료기, 새 치료법으로 주목

과거 탈모가 중년 남성의 고민거리로 여겨졌다면, 최근에는 성별·연령을 가리지 않고 많은 이들이 탈모 증상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 탈모로 병원을 찾는 사람 중 20대와 30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된다(201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병원에서 처방받는 약품은 대부분 경구용(알약)·분사형(스프레이)으로, 아침 식사 후 또는 취침 전 약을 먹거나 뿌리는 방식이다. 다만 약을 처방받을 때마다 매번 병원을 방문해 진료비, 약값을 지불하고 약 복용 횟수와 시간 등 용법을 정확히 준수하다보니, 치료에 다소 번거로움이 따랐다. 가정용 탈모치료기가 주목받게 된 이유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탈모치료기의 경우 의사 처방 없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데다, 집에서 아무 때나 머리에 쓰는 것만으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출력레이저로 모낭세포 자극… 발모 촉진


탈모치료기는 600~1300㎚(나노미터) 범위와 10~1000㎽(밀리와트) 강도의 레이저광을 두피에 조사하는 '저출력레이저 치료법(LLLT, Low Level Laser Therapy)'을 활용한 의료기기다. 저출력레이저와 LED 빛이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의 광수용체를 자극하면, 모낭세포가 활성화돼 가늘어진 모발 두께가 증가하고 발모가 촉진되는 원리다. 성장기 모발은 더 굵고 튼튼하게 하고, 휴지기에는 모낭세포를 깨워 새로운 모발이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한다.

안희창 교수는 "탈모치료기에 대한 연구는 저출력레이저를 이용해 피부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세포를 활성화하는 것처럼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정도의 저출력레이저를 탈모 치료에 활용해보자는 시도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탈모치료기는 탈모 진행 정도나 생활습관 등에 따라 개인차가 있을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안드로겐성' 탈모에 효과를 보인다. 안드로겐성 탈모는 남성호르몬이 모낭세포를 공격해 모근이 가늘어지고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으로, 한국인 탈모의 약 90%를 차지한다. 머리 곳곳에 여러 형태로 발생하며, 흔히 '남성형 탈모'라고 부르지만 여성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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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치료기 사용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경구용 약과 분사형 약을 함께 복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국내외 논문에 따르면, 서로 기전이 다른 탈모치료기와 약을 함께 사용·복용했을 때 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같은 연구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므로, 함께 사용할 경우 반드시 사전에 전문가 상담을 받도록 한다.

일부 사용자의 경우 탈모치료기를 예방 목적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혈류를 개선하고 모낭세포를 활성화함으로써 모근에 힘을 주고 모발 수명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확한 예방 효과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3~5년 이상 장기간 추적 관찰을 통해 기기 사용 후 탈모 진행 속도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사용 전 임상결과 통해 굵기·밀도 변화 확인

탈모치료기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임상시험을 통한 치료 효과 입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탈모치료기는 이미 임상시험을 통해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이지헤어풀의 경우 임상에서 ▲1㎠당 모발 밀도 ▲모발 굵기 등 주요 지표(평균값)들이 모두 눈에 띄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시험군의 1㎠당 모발 밀도는 제품 사용 전 대비 평균 41.9개 증가했으며, 모발 굵기 또한 평균 7.5㎛(마이크로미터) 증가했다. 평균 모발 수 역시 기기 사용 후 44%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을 진행한 안희창 교수는 "신뢰도와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시험자·피험자 모두 시험군·대조군의 기기 종류를 모르는 이중 맹검 방식으로 두 개 기관에서 임상을 진행했다"며 "▲레이저(21개)와 LED(30개) 개수 ▲배열 ▲출력 강도 ▲두피와 거리 등 여러 요소들이 탈모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안전성·LED 배열 등 종합적으로 따져야

임상결과를 확인하는 것은 안전성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안전성이 확실하게 입증되지 않은 제품을 사용할 경우, 피부 트러블이나 증상 악화 등 부작용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LED 개수가 많거나 강도가 높다고 해서 무조건 치료 효과가 좋은 것으로 생각해선 안되며, 오히려 레이저 수보다는 레이저가 사각지대 없이 알맞게 배열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제품 사용 시간·기간·빈도 역시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임상을 통해 밝혀진 적정 수준을 지키는 게 좋다. 안희창 교수는 "탈모치료기는 LED 개수와 레이저 출력 강도가 최적으로 설계됐을 때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인다"며 "LED 개수가 많더라도 출력이 낮다면, LED 개수가 적고 출력이 높은 제품보다 효과가 좋다고 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이외에도 제품을 구매할 때는 ▲일정한 주파수 ▲저출력레이저 유지 여부 ▲레이저 정확도 ▲내구성 ▲두피와 거리 ▲사용자 피부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두피와 거리의 경우, 밀접한 제품이 반드시 치료 효과가 좋다고 볼 수 없다. 임상을 거쳐 식약처와 FDA 허가를 받았다고 해도, 사용 중 착색이나 가려움·탈모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즉시 기기 사용을 멈추고 병원을 방문해 전문가 상담을 받아야 한다.

안 교수는 "최근 스트레스, 과도한 화학약품 사용, 불균형한 영양상태 등으로 인해 탈모 환자 수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며 "효과적인 탈모 치료를 위해서는 탈모치료기나 약 복용 외에도 기본적으로 스트레스·수면 시간·모발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