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안 가서? '코로나 블루' 청소년만 피해 갔다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등교 대신 늦잠, 게임… 스트레스 줄어”

▲ 코로나19 기간 동안 청소년들의 우울감, 스트레스가 줄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팬데믹이 1년 넘게 지속되면서 전 세계는 '코로나 블루'를 앓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우울감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면서 코로나 블루는 사회적 문제가 된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스트레스와 우울감 체감률이 개선됐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어떻게 된 일인 걸까?

◇우울감 느끼는 성인 늘었지만, 청소년 우울감은 개선
1일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2020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를 겪은 지난 1년 동안 성인의 우울감 경험과 스트레스 인지율이 모두 전년보다 증가했다.

만 19세 이상을 대상으로 비대면으로 진행한 이 조사에서 지난해 성인의 우울감 경험률은 2020년 5.7%로 전년도 5.5%와 비슷했다. 지역 간 격차는 11.4%p로 전년 10.5%p보다 다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스트레스 인지율은 26.2%로 전년대비 1%p 증가했고, 지역 간 격차는 26.4%p에서 30%p로 증가한 사실이 확인됐다.

반면, 같은 기간 우울감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았다 응답한 청소년은 줄었다. 오히려 수면 충족감이 개선됐다고 응답한 청소년이 늘었다.

지난달 30일 질병청이 발표한 '2020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를 보면, 청소년의 우울감 경험률은 전년 28.2%보다 감소한 25.2%였다. 특히 여학생은 34.6%에서 30.7%로 우울감 경험률이 매우 감소했고, 남학생도 22.2%에서 20.1%로 줄었다.

정신건강 지표인 스트레스 인지율도 34.2%로 2019년 39.9%보다 줄었다. 우울감 경험률과 마찬가지로 여학생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48.8%에서 40.7%로, 남학생(31.7%→28.1%)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청소년 4명 중 1명(25.5%)은 본인이 스마트폰 과의존 잠재적 위험군 이상(40점 만점 23점 이상)이라고 응답하긴 했으나, 주관적 수면충족률이 2019년 대비 21.4%에서 30.3%로 많이 증가했다.

◇청소년 스트레스 주범 '거리두기 효과'
코로나블루로 괴로움을 겪은 성인과 달리 청소년의 우울감 경험률과 스트레스 인지율이 감소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번 설문결과가 코로나19로 인해 불가피하게 환경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청소년 스트레스 요인들이 해소된 것이라고 봤다.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반건호 교수는 "2019년과 2020년의 환경이 너무 달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이는 코로나로 인해 청소년들이 학교에 가지 않게 되면서 청소년 정신건강의 주요 원인이 거의 없어진 영향이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청소년 건강행태조사를 해보면 청소년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감을 느끼는 주요 요소들이 성적, 학업,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 학교에 가는 것 자체 등 외적인 요소들"이라고 설명했다. 반건호 교수는 "코로나로 인해 학교에 가지 않으니 스트레스 요인들이 사라졌는데, 원하는 만큼 게임이나 SNS도 하고 늦잠도 잘 수 있게 되니 저절로 우울감 경험은 줄고, 스트레스 인지율도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청소년들도 우울감과 스트레스가 상당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개선된 측면이 있다고도 전했다. 반건호 교수는 "지난해 초에는 온라인 수업체계 등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학교에 가지 못하고 친구들도 만나지 못하는 학생들의 스트레스가 있었지만, 2학기에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것은 인지한 이후에는 아이들이 상황을 체념하면서 우울감이 줄어든 것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트레스, 우울감 자극 요소들이 없어져 이러한 결과가 나오기는 했으나 실제 청소년 정신건강이 좋아졌다고는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반 교수는 "올해 하반기 청소년 정신건강실태조사 결과와 비교해봐야 실제로 코로나가 청소년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히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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