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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글라스-마스크, 누굴 더 못 알아볼까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4/01 20:00
영화·드라마 속에서 정체를 숨기기 위해 마스크나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장면을 자주 보게 된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되면서 지인을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매일 만나는 가족, 직장동료가 아닌 오랜만에 보는 사람은 가까이 오거나 목소리를 들을 때까지 인식하지 못하기도 한다. 선글라스와 마스크 중 무엇이 더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게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큰 차이는 없다. 다만 평소 자주 보지 못한 사람의 경우,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알아보지 못할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 영국 인지심리학 전문가 노예스 박사와 그리니치대학교·레딩대학교·링컨대학교 연구진은 ‘익숙한 얼굴’과 ‘익숙하지 않은 얼굴’을 각각 ▲아무것도 착용하지 않은 얼굴 ▲선글라스를 착용한 얼굴 ▲마스크를 착용한 얼굴로 나눠 인식 여부를 확인했다.
연구 결과 얼굴이 익숙한 사람이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각각 착용했을 때 인식 정도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익숙하지 않은 사람의 경우, 선글라스를 착용했을 때보다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인식률이 3%가량 낮았다. 또 익숙한 얼굴은 마스크나 선글라스를 착용했을 때 모두 90% 이상 높은 인식률을 보였지만, 익숙하지 않은 얼굴은 두 경우 모두 인식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감정 표현 인식에 대한 실험도 진행했다.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착용한 상태에서 ▲행복 ▲혐오 ▲놀람 ▲분노 ▲두려움 등이 담긴 표정을 보여준 결과, ‘행복’, ‘혐오’, ‘놀람’은 마스크를 썼을 때 더욱 인식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분노’와 ‘두려움’은 마스크, 선글라스 모두 쉽게 인식하지 못했다. 노예스 박사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잘 아는 사람들의 얼굴을 능숙하게 식별해낸다”며 “특히 이번 연구는 눈뿐만 아니라, 얼굴의 아래 부분이 사람의 얼굴을 식별하고 감정을 인식하는 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는 ‘Super Recognisers(얼굴 인식 능력이 뛰어난 사람)’에 대한 인지 능력 시험도 진행됐다. 인구의 2%에 해당하는 이들은 마스크와 선글라스 속 숨겨진 얼굴에 대해서도 일반인보다 뛰어난 인지 능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