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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빠이는 망했다, '시금치 신화'는 착오였다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3/21 05:00
한 때 최고의 근육맨이던 뽀빠이는 시금치를 먹으면 초인적인 힘을 발휘했다. 이 때문에 뽀빠이를 보고 커온 세대는 시금치가 힘을 내는 데 도움을 준다고 믿는다. 사실일까?
아니다. 시금치는 열량이 크지 않아 힘을 쓰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럼 왜 뽀빠이를 그린 만화가 엘지 시거는 시금치를 선택했을까? 가장 유력한 가설은 시금치에 에너지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영양성분인 철분이 풍부하게 들어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당황스러운 사실은 시금치에 철분이 풍부하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녹색 채소에는 철분이 있다. 시금치에도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녹색 채소보다 월등하게 높은 것도 아니고, 몸에 쉽게 흡수되는 철분 형태로 함유한 것도 아니다.
그럼 왜 시금치는 철분의 왕이 됐을까? 학계에 잘 알려진 일설에 따르면 1930년대 독일 과학자들이 식품의 철분 함량을 기록할 때 소수점을 잘못 찍어 시금치의 철분 함량이 열 배로 과장돼 알려진 것이 시초다. 후속 연구들이 잘못된 결괏값을 인용하면서 과학적 사실로 정착됐다.
철분 결핍은 실제로 몸이 정상적인 에너지를 내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 적혈구가 산소를 운반할 때 사용하는 헤모글로빈 분자가 철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철이 부족하면 체내 산소 운반이 힘들어져 빈혈이 생기고, 두뇌를 포함해 전반적인 체내 활동이 저하된다. 철분 결핍은 전 세계 인구의 25%나 가지고 있는 흔한 영양학적 이상이기도 하다. 철분을 섭취하고 싶다면 시금치 대신 육류, 콩류, 견과류, 자두 등을 먹는 게 낫다.
한편, 철분을 많이 먹는다고 힘이 세지는 것은 아니다. 원래 낼 수 있는 수준의 에너지를 낼 수 있게 되는 것뿐이다. 체내 필요한 철분은 미량이다. 건장한 성인이라면 따로 챙겨 먹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생리 양이 많은 여성, 임산부, 극 소식을 하는 사람, 운동선수 등은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