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월요병 이기려 수액까지? 요즘 직장인들 사는 법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3/22 07:00
늘 피로한 월요일, 경기 고양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점심시간에 병원을 찾는 일이 잦아졌다. 포도당 등 영양 성분이 들어간 수액을 맞고 나면 왠지 피로감이 싹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심지어 영화 <소공녀>에서는 직장에 다니는 극중 캐릭터가 스스로 주삿바늘을 팔에 꽂아 수액을 맞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수액, 정말로 피로 해소에 효과가 있는 걸까?
환자는 그냥 '수액'을 놔달라고 하지만, 수액만 해도 성분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주로 생리식염수, 포도당 수액, 아미노산 수액, 비경구영양 수액(TPN) 등을 말한다. 이 성분도 단일성분으로 이루어진 것도 있지만 대부분 여러 가지 성분이 섞여 있다. 병원에서는 여기에 필요한 경우 여러 가지 약물을 섞어서 투여하기도 한다. 응급 환자라거나, 수술을 앞둔 환자 등 특수한 때에 따라서 성분과 투여량이 달라진다.
과거 경제 성장기에는 집에서 수액을 맞는 경우가 많았다. 가난으로 제대로 챙겨 먹기도 어려웠던 당시에는 수액으로 영양만 공급해줘도 기적같이 살아나는 경우가 실제로 있었다. 이를 목격한 사람들에겐 수액이 '만병통치약'이라고 느껴질 수 있었던 것. 그러나 영양 섭취가 충분한 현대인들에게 포도당 수액이 그만큼의 효과를 가져다준다고 보기는 어렵다. 주로 식사를 못 하거나, 금식을 해야 하는 환자, 체액 손실이 급격히 발생한 특수 경우에만 수액을 통한 빠른 영양분 공급이 도움을 준다.
따라서 몸 상태가 안 좋거나, 피로하다고 해서 무조건 수액을 찾는 습관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확한 진단과 검사를 거쳐 나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포함된 수액제를 맞는 게 좋다. 오히려 수액이 '독'이 되는 경우도 있다. 당뇨병 환자에겐 급성 합병증을, 고혈압 환자에겐 심부전, 노인에게는 급격한 혈압 상승이나 폐부종까지 유발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좋은 성분은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나에게 적합한 처치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