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이게뭐약] 탈 많은 수면제·수면유도제, 안전하게 먹는 방법은?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3/13 20:00
수면제 복용 중 감기약·알코올 복용하면 안 돼
따뜻해진 날씨, 새 학기 시작 등 생활변화로 인해 불면증을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불면증 때문에 다음날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면 수면제라도 먹어야 하나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수면제나 수면유도제를 먹고 몽유병을 겪었다거나, 불면증이 더 심해졌다는 얘기가 들린다. 수면제와 수면유도제를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비슷한 거 같은데… 수면제와 수면유도제, 차이는?
수면을 돕는 약으로는 수면제와 수면유도제가 있다. 수면제와 수면유도제는 자칫 혼동하기 쉽지만, 전혀 다른 약물이다.
수면제는 주로 항불안제 계열의 의약품이다.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 대표적인 수면제 성분이다. 뇌에 직접 작용해 강력한 진정작용을 나타내는 약물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수면유도제는 항히스타민제와 같이 졸음을 유발하는 약물로 의사 처방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약이다.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약물 부작용을 보완해서 수면 유도 기능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비 벤조디아제핀 수면유도제도 있다. 대표적인 비 벤조디아제핀 수면유도제가 '졸피뎀'이다. 최근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천서진(김소연)이 딸 하은별(최예빈)을 재울 때 수면유도제 '스틸녹스'를 떠올리게 하는 '스티녹스'가 사용됐는데, 스틸녹스의 주성분이 졸피뎀이다.
부작용부터 걱정되는 수면제와 수면유도제. 부작용이 뭐기에?
수면제나 수면유도제를 복용을 고민할 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부작용이다. 부작용이 두려워 수면제와 수면유도제는 절대 복용하지 않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수면제와 수면유도제의 진짜 부작용은 무엇일까?
한국병원약사회 이지연 홍보부위원장(서울아산병원 약제팀 약사)은 "수면제와 수면유도제 모두 장기 복용 시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커지는 약물"이라고 밝혔다. 이지연 약사는 "약물에 대한 내성이 생겨 복용량을 점점 늘려야 효과가 있고, 중단 시에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이 떨리는 금단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령자에서는 뇌기능 및 기억력이 감소해 치매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수면제의 경우 "약 없이 잠들 수 없는 약물 의존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장기 복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면제보다 수면유도제가 더 안전할까?
수면제 부작용으로 치매와 약물의존성이 생길 수 있다면, 수면유도제를 먹는 게 더 나은 걸까?
이지연 약사는 "수면 유도제로 사용되는 항히스타민제의 경우, 습관성은 없지만, 장기간 복용하면 진정효과에 대한 내성이나 금단증상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수면유도제는 7~10일 이상 연속으로 복용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3일 정도씩 간헐적으로 복용할 경우 내성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안전하게 수면제, 수면유도제 복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수면제와 수면유도제는 처방받은 대로 정확히 복용하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지연 약사는 "벤조디아제핀계 수면제의 경우, 오랫동안 사용될 만큼 수면유도 효과와 수면의 질이 높으나, 내성이 생기기 쉽기 때문에 처방약을 정확히 복용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졸피뎀 등 벤조디아제핀계가 아닌 수면유도제는 수면 유도가 빠르고 내성이나 약물 중단에 따른 반동성 불면증이 적어 일시적 불면증 또는 단기 불면증에 선호된다. 그럼에도 복용 시간과 용량을 잘 지켜야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
이지연 약사는 "비 벤조디아제핀계 대표 약물인 졸피뎀의 경우, 작용 발현이 빠르므로 취침 바로 직전, 적어도 취침 30분 이내에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졸피뎀의 성인 1일 권장량은 10mg(노인 5mg)으로 1일 10mg을 초과해 복용하면 안 되고, 약물 복용 후 기상까지 7~8시간의 충분한 수면을 취할 수 있는 경우에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졸피뎀 등은 복용 다음날에도 졸림 증상이 있을 수 있으므로 운전이나 기계조작 등은 하지 않아야 하며, 완전히 깨지 않은 상태에서 몽유병 같은 이상 행동을 할 수 있으므로 주의 깊게 관찰해 이상 증세 발생 시 의사나 약사에게 즉시 상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면유도제는 일시적, 단기적 불면증에 사용하는 약이기 때문에 3주 이상 불면증이 지속되면 의사의 진료를 받을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수면제 복용할 때 주의해야 하는 약물이 있을까?
수면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감기약, 술과 멀어져야 한다. 이지연 약사는 "진정작용이 있는 항히스타민제나 알코올 등을 같이 복용하는 경우 과도한 진정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수면제 복용 중에는 감기약 또는 알코올을 함께 복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면제, 수면유도제를 사용하면 안 되는 사람도 있나?
누구나 불면증이 심하다고 수면제나 수면유도제를 복용할 수는 없다.
호흡이 불규칙한 수면 무호흡증 환자의 경우 수면제를 복용하면 호흡 기능이 떨어지고 혈중 산소농도가 옅어져, 증상이 악화되고 드물게는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수면제와 수면유도제 복용을 중단하고 싶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
불면증상이 개선돼 수면제와 수면유도제를 중단하고 싶다면 금단증상이 생기지 않도록 천천히 약을 끊어야 한다.
이지연 약사는 "수면제와 수면유도제는 중단 시 두통, 오심, 구토, 불면증 등 비특이적 금단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약사는 "복용중단을 결정했다면 전문가와 상의 후 1~2주에 걸쳐 점차 중단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