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카이스트, 원인 몰랐던 '근긴장이상증' 신약 개발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3/10 13:00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김대수 교수팀이 근긴장이상증을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신규 약물을 개발했다.
근긴장이상증은 의지와 무관하게 근육의 긴장이 증가하면서 통증, 전신 뒤틀림 이 나타나는 세계 3대 운동 질환 중 하나다.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사회에서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0년 약 2만8000명이던 환자가 2017년 약 3만5000으로 25%가량 증가했다.
근긴장이상증은 아직 발병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고, 효과적인 치료 약물도 없는 상황이다. 현재 치료를 위해서는 보톡스 주사 혹은 수술로 해당 근육을 긴장시키는 신경 신호를 차단하거나 뇌를 전기로 자극하는 뇌 심부 전기자극 수술(DBS)을 받는 것으로 이뤄졌다.
이에 카이스트 김대수 교수팀은 근긴장이상증 환자들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증상이 심해지는 것에 주목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전신에서 근긴장이상증을 나타내는 동물 모델을 통해 어떻게 스트레스가 근긴장이상증을 유발하는지 연구했다.
연구 결과, 스트레스를 받으면 세로토닌 신경의 활성이 증가해 세로토닌 분비가 늘어나며 늘어난 세로토닌은 5HT2A 라는 세로토닌 수용체에 작용해 근육을 긴장시킴을 밝혀냈다. 이로써 세로토닌 신경을 차단하거나 5HT2A 수용체를 억제하면 근긴장이상증을 치료할 수 있음을 밝혀낸 것.
추가로 연구팀은 5HT2A 수용체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약물을 개발했다. 이는 기존 치료법이었던 보톡스보다 넓은 부위에 적용할 수 있고, 내성도 생기지 않는다. DBS 치료 또한 일부 환자에게만 적용 가능했던 만큼 근긴장이상증 치료에 획기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대수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근긴장이상증 치료제가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기를 바란다"며 "근긴장이상증뿐 아니라 근육 통증 등 스트레스에 의해 유발되는 다양한 운동 질환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최근 게재됐으며, 한국연구재단 초 융합 AI 원천기술개발 인프라, KAIST G-core 연구사업 및 글로벌특이점 과제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한편, 카이스트는 이번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설립된 신약 개발 회사 '뉴로토브'를 통해 근긴장이상증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연구를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