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 아플 때만 치료하면 된다? 절대 아닙니다"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통풍 명의' 삼성서울병원 이재준 교수​



바람만 불어도 아프다는 통증의 왕, 통풍. 통풍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고기와 술을 즐기는 소수의 사람에게 잘 생겨 일명 ‘황제병’이라고 불렸던 과거의 명성이 무색할 정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통풍환자는 2012년 26만5065명에서 2019년 46만2279명으로 7년 새 74.4%나 증가했다.

유병률이 높아진 만큼 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도, 한번 심긴 잘못된 인식은 요지부동이다. 많은 통풍 환자가 아플 때만 치료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치료 후 증상이 잦아들면 대개 약을 중단해버린다. 1년 넘게 꾸준히 약물치료 받는 통풍 환자가 40%에 그칠 정도다. 문제는 약을 중단하면 2년 내 90%가 통풍이 재발한다는 것(대한류마티스학회 통풍연구회). 삼성서울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재준 교수에게 통풍의 치료법에 대해 물어봤다.

▲ 삼성서울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재준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통풍의 원인은?
통풍은 요산 결정체로 염증반응이 일어나 생기는 대사성 질환이다. 요산은 혈액 속에 있는 성분인데 용해도가 낮다. 혈액 속에 잘 안 녹는다는 얘기다. 따라서 요산 농도가 높아지면 결정체가 생성되고, 주로 관절 부위에 침착한다. 면역세포가 자극돼 염증반응을 일으키면 관절에서 극심한 통증과 열감, 부기 등이 유발된다.

Q. 통풍 환자 수가 급증하는 이유는?
요즘엔 서구화된 식이가 보편화돼 통풍은 모두의 병이 돼 버렸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연평균 통풍환자 증가율이 8%를 육박할 정도다. 통풍의 원인인 요산은 퓨린이라는 성분이 우리 몸 안에서 대사과정을 거쳐서 나오는 대사산물이다. 요산은 대부분 콩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콩팥의 요산 배출 능력은 한계가 있다. 콩팥이 좋지 않거나, 콩팥의 능력을 넘을 정도로 퓨린 함량이 높은 음식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 체내 요산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통풍은 40~50대 남자에게서 가장 발병률이 높은데, 최근 20~30대 젊은 연령에서 서구적인 식생활이 고착화되고 음주도 많이 해 발병률이 급속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Q. 통풍 환자 수를 보면 여자보다 남자가 더 많던데 그 이유는?
여성호르몬이 요산 배설을 촉진하기 때문에 폐경 전 여성에게서는 통풍이 잘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폐경 후에는 여성호르몬이 감소하기 때문에 통풍 발생이 증가하게 된다. 주로 과음, 과식하거나 과체중인 사람에게 많이 생긴다. 복용 중인 약물 때문에 생기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저용량 아스피린, 혈압약으로 쓰이는 이뇨제의 일부, 결핵약 등이 포함된다.

Q. 발병 뒤 관리를 안 하면 사망도 가능한 치명적인 질환인가?
통풍은 생명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하지만 당뇨병, 고혈압, 비만, 고지혈증 같은 대사성증후군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동반되는 합병증으로 수명이 단축될 수 있다. 또 통풍은 콩팥 기능 감소를 유발하고 심장, 뇌혈관질환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요산 수치를 내릴 수 있는데 한계가 있어서 약물을 지속해서 먹으면서 관리를 해야 한다. 아주 철저한 식이요법을 해도 콩팥에서 요산 배설능력이 감소하기 때문에 요산 수치를 2mg/dL 이상 내리기가 힘들다.

▲ 삼성서울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재준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추후에라도 발병 후 관리가 필요 없는 완치 치료제가 나올 수 있다고 보는가?
통풍은 당뇨 고혈압과 같이 만성질환으로 생각하는 게 좋다. 완치를 생각하지 말고 꾸준한 약물 복용과 관리가 우선돼야 한다. 미래엔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크고 복용이 간편한 약물이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Q. 현재 치료 방법은?
치료는 급성 발작했을 때 치료와 발작 회복 이후 평소 요산 수치를 떨어뜨리는 치료 두 단계로 나뉜다. 급성 발작이 나타났을 때는 염증을 가라앉혀서 통증을 경감시키는 치료를 한다. 주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나 스테로이드 약물, 콜키친이라는 약물을 사용한다. 발작 발생 후 빨리 투여할수록 회복도 빨라진다. 회복 이후 적절한 식이요법과 운동에도 1년에 두 번 이상 발작이 생긴다면 요산을 떨어뜨리는 약물을 평소에 복용하는 치료도 받아야 한다. 발작 여부와 관계없이 지속해서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Q. 통풍 치료제 ‘페북소스타트’, 안전성 문제 있던데 사용해도 괜찮은 건가?
2018년 말에 발표된 연구 결과를 말하는 것 같다. 이 연구에서는 페북소스타트가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쓰였을 때 다른 약물로 치료했을 때보다 사망률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최근 나온 연구에서는 그와 상반되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고, 당시 연구 방법에 의문성도 제기되고 있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치료를 아예 하지 않으면 오히려 사망률이 더 올라가기 때문에 치료는 꼭 해야 한다. 다만 약제를 선택할 때 환자의 동반 질환을 고려해 처방하는 게 필요하다. 부작용이 없는 약제는 없기 때문에 약제 복용 후 2주 이내에 간독성, 심장 질환 문제 등 검진이 필요하다.

Q. 요산이 통풍의 중요한 지표인 것 같다. 그럼 건강검진 결과 요산이 높으면 통풍이 곧 발생할 것이라 보고 예방해야 하는가?
요산 수치만 높고 통풍 급성 발작이 안 오는 경우를 고요산혈증 환자라고 부르는데, 이런 환자들은 사실 평생 통풍이 올 확률이 10~20%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환자들도 여러 가지 대사성질환이라든가 뇌혈관 질환, 심장질환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식이요법과 꾸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

▲ 삼성서울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재준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요산 수치 정상이어도 통풍 생길 수 있는가?
대부분 환자는 불가능하다. 가끔 전형적인 통풍증상이 있어서 병원에 가 혈액 검사를 했더니 요산 수치가 정상으로 나와서 통풍이 아니라는 얘기를 들었다는 환자분들이 찾아오기도 한다. 이 경우 급성 통풍발작이 생겨 혈액 속의 요산 농도가 일시적으로 떨어지게 돼서 정상으로 나타난 것일 수 있다. 2~3주 이후 혈액 검사를 다시 하면 요산 수치가 올라가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만성통풍 관절염을 앓으시는 분 중 아주 드물게 약물로 요산 수치가 정상이 됐지만 침착한 요산 결정체들이 관절 부위에 많아 통풍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Q. 퓨린 함량이 높은 대표적인 식품으로 맥주가 있다. 그럼 퓨린 함량 낮은 소주, 위스키 등은 마셔도 되는가?
술은 술 종류와 무관하게 통풍 발생 위험도를 높인다. 통풍 위험을 높이는 비율은 알코올 도수에 비례한다고 보면 된다. 알코올이 요산의 배설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단지 맥주는 알코올 외에도 효모, 보리 같은 퓨린 함량이 높은 성분으로 맛을 내기 때문에 다른 술보다 위험도가 더 높다.

Q. 재발 피하려면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식이 조절, 절주,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간, 콩팥, 염통 같은 내장 고기를 피하고 살코기 위주로 적당량을 섭취하는 게 좋다. 정어리, 등푸른생선, 조개, 가리비 같은 어패류와 갑각류는 피하는 게 좋다. 콩이나 퓨린 함량이 많은 채소류는 제한 없이 먹어도 된다. 요산 강하제 같은 약물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다면 끊지 말고 지속해서 복용하면서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통풍에 좋은 음식을 찾아 먹는 환자들도 많은데, 대부분 확실히 증명된 게 없기 때문에 모든 음식은 과하게 먹지 않는 게 좋다. 특히 유제품이 좋다고 알려져 먹는 사람 많은데, 시중에 파는 유제품에는 과당이 많이 함유돼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액상 과당은 요산을 높이는 주범 중 하나다.

Q. 통풍인 줄 알았는데, 아닌 경우도 있다던데?
가성 통풍이라고 증상만 비슷하고 통풍과는 완전히 다른 발병요인을 가지고 있는 질환이 있다. 통풍보다는 주로 큰 관절, 무릎에서 많이 발생하고, 요산 결절이 아닌 칼슘 결절이 관절 부위에 침착해서 생긴다. 퇴행성관절염 환자에서 많이 생기고 갑상선, 부갑상선, 철분, 대사이상 환자에게서 주로 발병된다.

Q.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
통풍은 주로 몸의 온도가 낮아지는 새벽에 엄지발가락이나 발등, 발목 부위가 다치지도 않았는데 아리고 불편하고 열감이 느껴지면서 발작이 시작된다. 24시간 안에 통감이 최대치에 도달하게 된다. 이때 빨리 치료를 받아야 회복도 빠르기에 망설이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주사로 관절액을 뽑아서 확인하던 예전과 다르게 요새는 영상 자료 기법을 활용해 쉽게 진단할 수 있다.

발작이 한번 생긴 후에 증상이 없어졌다고 해서 방치하지 말고 꾸준히 식이 관리와 운동을 통해서 전문의와 같이 요산 수치를 지속해서 관리해 나간다면 오히려 통풍이 없는 사람보다 더 건강하고 질 높은 삶을 유지할 수 있다.

▲ 삼성서울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재준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이재준 교수
워싱턴대학교 대학원에서 의학박사를 취득하고,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원에서 내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삼성서울병원에서 국제진료센터장을 맡고 있다. 대한류마티스학회에서 국제위원, 임상연구 위원으며, 대한류마티스학회, American College of Rheumatology, American College of Physicians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재준 교수는 통풍과 같은 자가면역 이상 현상으로 나타나는 류마티스 관절염을 전문분야로 진료하고 있다. 특히 적절한 조기 진단과 치료에 주안점을 두고 진료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질병의 완치에 목표를 두고 신약과 치료 방법 등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시행하고 있으며, 신약이 실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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