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

스마트워치 '수면 분석'의 한계… '렘수면' 포착엔 둔감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깊은 잠, 얕은 잠 등 수면 질 분석 능력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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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스마트워치 수면분석을 수면장애 치료 목적이 아닌 참고용으로만 사용할 것을 권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피로를 달고 사는 현대인들은 수면에 대한 관심이 높다. 최근엔 다양한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가 출시되면서 집에서도 손쉽게 수면을 분석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스마트워치를 활용한 수면 분석이 인기다. 총 수면 시간, 깊은 수면 시간 등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심지어는 새벽녘 얕은 잠에 깨워주는 맞춤형 알람 기능까지 있다. 이렇듯 수면 분석 기능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수면장애 치료 목적이 아닌 참고용으로만 사용할 것을 권한다.

◇스마트워치 수면 분석, 뇌파 검사보다 정확도 낮아
핏빗, 갤럭시 워치, 미밴드 등 대부분 스마트워치는 수면 분석 기능을 제공한다. 애플워치는 자체적으로 수면 분석 기능을 제공하진 않지만, 추가 애플리케이션 구매를 통해 수면 분석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제품·애플리케이션 별로 차이는 있지만 수면 중 착용하고 있으면 총 수면시간, 깊은 수면 시간, 수면 효율(점수) 등을 자동으로 기록해 알려준다. 그래프를 통해 언제 잠자리에 들었고, 언제 실제로 잠들었으며, 렘수면과 비렘수면 주기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미국 웨스트버지니아대 록펠러 신경과학 연구소는 웨어러블 기기 제공하는 수면 분석의 정확도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5명의 건강한 성인이 98일 동안 스마트워치를 포함해 여러 종류의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해보며 기록한 수면 분석 자료를 검토했다. 연구 대상에는 '애플워치' '핏빗' '베딧' '폴라' '아우라' '우프' '가민' '퍼티그' 등 8개 제품이 포함됐다. 연구 결과, 모든 기기는 뇌파 검사와 비교했을 때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량적인 수면 시간 기록은 비교적 정확했지만, 렘수면·비렘수면 여부 등 수면의 질 분석은 정확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대부분 스마트워치는 수면 분석을 위해 '가속계'와 '적외선 PPG(photoplethysmography, 광혈류측정)' 기술을 사용한다. 가속계는 착용자의 움직임을 판단해 잠에 들었는지, 깨어 있는지를 측정한다. 적외선 PPG를 통해서는 심박수와 심박변이도를 확인한다. 깊은 수면으로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심박수가 감소하고, 심박변이의 폭도 줄어든다. 이를 이용해 수면의 깊이를 분석하는 것.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신원철 교수는 "지금까지 연구에 따르면 웨어러블 기기가 얕은 잠, 깊은 잠, 꿈 잠을 구분하는 정확도는 50~60% 정도로 알려졌다"며 "수면의 질을 결정하는 데는 수많은 변수 요인이 있어 심박도 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수면 중 심박도의 양상은 수면무호흡증·부정맥 등 기저질환, 스트레스, 음주 등 여러 요인에 의해 변할 수 있다.

◇개운한 기상 돕는 '렘수면 알람'? 효과는 글쎄…
얕은 잠(렘수면) 시기에 깨워 개운한 기상을 돕는 기능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사실상 이런 기능의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봤다. 우선 깊은 잠을 자고 있는지, 얕은 잠을 자고 있는지 스마트워치로는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얕은 잠에 깨운다고 해도 특별히 더 개운하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신원철 교수는 "하룻밤에는 4~6번의 수면 사이클이 반복되는데, 대개 깊은 잠은 수면의 전반기에만 나타난다"며 "새벽녘엔 깊게 잠들어 있는 경우가 드물다"고 말했다.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김혜윤 교수는 "렘수면은 비교적 수면이 끝나가는 후반기에 분포하다 보니 이런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수면 효율은 비교적 정확, 참고용으로만 사용을
따라서 스마트워치를 이용한 수면 분석은 수면장애 개선 용도로 사용하기보다, 참고 용도로만 사용하는 게 좋다. 김혜윤 교수는 "아직 스마트워치는 의료용으로 쓰일 수 있을 만큼 수면 분석에 대한 타당도가 검증되지 않았다"며 "다만 수면 중 심박수가 떨어지지 않거나, 깊은 잠이 적은 상태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수면의 질이 낮다는 간접적 신호일 수 있으니 전문의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현재 수면의 질과 양을 가장 정확하게 평가하는 방법은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뇌파, 안전도, 심전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스마트워치 수면 분석 자료 중, 가장 믿을만한 것은 '수면 효율'이다. 수면 효율이란 잠자리에 누워있는 시간 대비 실제 잠든 시간을 말한다. 현재 임상에 따르면 스마트워치의 수면 효율 측정 정확도는 약 80%로 밝혀졌다. 신원철 교수는 "수면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이라면 수면 효율을 참고해 잠들고 깨는 시간을 조정하는 정도로 사용해볼 순 있다"며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가 권장하는 시간 만큼을 충분히 잤는데도 피곤하거나, 개운하지 않고, 낮에 졸림 현상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원인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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