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쉬' 소리 들으면 소변 마려운 이유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1/18 22:00
'쏴아' 물소리를 들으면 갑자기 소변이 마려워진다는 사람이 있다. 소변이 마려울 때 옆에서 '쉬'하는 소리를 내면 요의(尿意)가 심해진다는 사람도 있다. 왜 그럴까?
이유는 배뇨 기능이 소리와 함께 학습됐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들은 대부분 부모가 입으로 '쉬' 하는 소리를 내면서 소변을 보도록 교육받는다. 이후에도 소변을 볼 때면 항상 물소리와 비슷한 소변이 변기에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다. 이 때문에, 물소리를 들으면 우리 뇌는 조건반사적으로 배뇨와 관련이 있는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킨다.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요도가 수축하고 방광 근육이 이완되는 등 자연스럽게 소변을 볼 때와 비슷한 상태로 몸이 변한다. 우리 몸은 물소리를 듣는 걸 배뇨 과정의 일부라고 인식하고, 소변을 내보낼 준비를 한다. 배뇨 훈련이 끝난 어린 아이도 이런 경험을 한다. 물 소리가 요의를 유발하는 원리를 이용해, 전립선비대증 환자나 출산 후 여성처럼 소변을 잘 못 보는 사람에게 물 소리를 들려줬더니 소변을 잘 보게 됐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있다.
과민성방광 환자는 이 반응이 특히 심하다. 그래서 소변을 참기 어려운 상태인 절박뇨를 겪기도 한다. 과민성방광 환자는 물 소리를 듣는 것뿐 아니라 물이 몸에 닿을 때에도 요의를 느낄 수 있다. 과민성방광이 심한 사람은 설거지를 하다가도 소변을 보고 싶어 한다. 원래는 안 그랬는데 물소리를 듣거나 몸에 물이 닿을 때 요의가 느껴지면, 나이 탓으로만 여기지 말고 과민성방광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