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뭐약] 약, 우유랑 먹으면 안되나요? 주스는 되죠?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우유 속 칼슘이 흡수 방해… 산도 높은 주스·탄산수도 피해야

▲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약을 먹기 위해서는 물과 함께 복용해야 한다. 우유, 주스 등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약 드실 때 우유나 주스 같이 드시면 안되구요, 물이랑 드세요."

약국에서 처방약을 받을 때면 자주 듣을 수 있는 약사의 코멘트다. 물이랑 먹으라고 하니까 물이랑 먹기는 하는데 왜 우유나 주스랑 먹으면 안되는걸까. 궁금하지만 직접 묻기 어려웠던 질문들을 헬스조선이 약사들에게 대신 물어봤다.

◇약 개발 단계부터 물은 ‘동반자’
대한약사회 오인석 학술이사(약사)는 "약을 개발하는 모든 과정에서 '물'이 사용되기 때문에, 약의 정확한 효능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미지근한 250~300ml 물과 함께 복용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특정 성분이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의약품이 되기 위해서는 수백차례의 엄격한 실험과 세 단계의 임상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이 때 약과 관련된 모든 실험과 임상시험은 모두 미지근한 물로 진행된다.

칼슘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들과 골다공증 우려가 있는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되는 우유지만 약을 먹을 때 우유를 마셔서는 안된다. 우유에 포함된 칼슘, 철분, 락트산(Latic acid)이 약물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오인석 약사는 "칼슘이나 철분 등의 성분은 테트라싸이클린계, 퀴놀론계 항생제의 체내 흡수를 방해해 약효가 떨어지게 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유는 시간이 지날수록 pH가 낮아지기 때문에 pH에 영향을 받는 약물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온음료·탄산수도 "약이랑은 안돼"
주스도 마찬가지다. 주스의 원재료 성분과 산도는 약의 흡수율과 대사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자몽주스는 약과 함께 먹으면 안되는 대표적인 과일주스다. 자몽성분은 체내 'CYP3A4'라는 약물 분해효소를 억제해 혈중약물농도를 높여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탈수 증상이 있을 때도 마실 수 있는 이온음료나 석회수가 많은 유럽 등지에서 주로 마시는 탄산수도 약과는 함께 먹으면 안된다. 바로 '산도(pH)' 때문이다. 산도는 약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약의 체내흡수율과 약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약을 복용할 때 우유, 과일주스와 함께 복용하지 말라는 이유와 같다.

◇물 없이 약만? 알레르기로 호흡 곤란 올 수도
그렇다면 우유랑 약을 먹느니 그냥 약만 삼키는게 더 좋은 방법일까. 약사들은 "물 없이 약을 먹는 것은 절대 안된다"고 말한다. 물 없이 약만 삼키면 약화사고를 당할 위험이 높아진다. 물 없이 약을 삼켰다가 식도에서 약물을 둘러싼 캡슐이 녹으면서 갑작스러운 알레르기 반응이 생기거나, 호흡이 곤란해져 응급실에 실려오는 사례는 적지 않다.

오인석 약사는 "물 없이 알약만 삼키는 것은 식도에 약이 걸릴 위험이 높아 권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불어 "약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약을 녹일 적당한 양의 물이 필요하다. 그냥 삼키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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