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전문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백신을 비롯해, 소아장염백신, 장티푸스백신 등 잠재력 높은 백신들에 대한 국내외 임상을 진행 중이며, 사업모델 확장, 연구개발 파이프라인 강화 등의 움직임 또한 이어가고 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백신 수요 증가에 대응함과 동시에, 글로벌 백신 기업 도약에도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장티푸스·소아장염 등 4개 백신 임상… 13조 시장 진입 기대
22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다음 달 중 장티푸스백신 후보물질(NBP618)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출용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장티푸스백신 후보물질(NBP618)의 임상3상에서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국제백신연구소가 공동 개발 중인 NBP618은 접합백신 생산기술을 적용한 백신으로, 장티푸스균의 다당류를 디프테리아 독소에 접합해 1회 접종만으로 높은 면역원성을 기대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식약처 허가가 나는 대로 국제 입찰·공급을 위한 WHO 사전적격성평가 인증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장티푸스 백신 외에도 ▲소아장염백신(NBP613) ▲자궁경부암백신(NBP615) ▲폐렴구균백신(GBP410) 등에 대한 자체·공동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소아장염백신의 경우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지원 아래 백신 관련 비영리 기구 PATH(Program for Appropriate Technology in Health)와 임상3상을 진행 중이며, 폐렴구균백신 또한 2014년부터 사노피 파스퇴르와 공동 개발에 착수해 201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후 미국에서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자궁경부암백신 후보물질인 NBP615는 해외에서 임상 1·2상을 모두 마친 상태다. 4개 백신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폐렴구균백신 64억달러 자궁경부암백신 38억달러, 소아장염백신 16억달러, 장티푸스백신(2018년 기준) 2억달러 등 총 120억달러(한화 약 13조3000억원)에 이른다. SK바이오사이언스 측은 “기존 백신 제품 개발·상용화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백신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잠재력 높은 백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8년 분사 후 3년 만에 ‘K백신’ 대표 기업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사업 전문성·효율성 제고를 위해 2018년 SK케미칼로부터 분할·설립된 기업이다. 그동안 ▲사노피 파스퇴르와 차세대 폐렴구균백신 공동 개발 추진 ▲세포배양 방식 기술이전 ▲세포배양 4가 독감백신 개발 ▲대상포진 백신 개발 등 꾸준히 연구개발을 이어왔으며, 특히 올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대표 백신 기업으로서 입지가 한층 탄탄해졌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백신 개발과 백신 위탁 생산(CMO) 등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자체 개발 중인 백신의 경우 NBP2001과 GBP510 등 두 가지 백신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합성항원백신 NBP2001은 지난달 24일 식약처 임상1상 시험계획(IND) 승인 후 즉시 임상에 돌입했으며,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지원 하에 개발 중인 GBP510 또한 연내 임상 진입을 목표로 지난 9일 식약처에 임상시험계획을 제출했다.
자체 백신 개발에 앞서 지난 6월에는 CEPI(감염병혁신연합)와 시설사용계약을 체결, 안동공장 L하우스 원액 생산시설 일부를 CEPI 지원 기업의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지난 7월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원액·완제를 생산·공급하는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으며, 8월에는 미국 바이오기업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공정 개발과 생산, 글로벌 공급에 대한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맺었다. 현재 두 회사 백신 모두 생산에 돌입한 상태다. 앞서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내년 2~3월 중 SK바이오사이언스 위탁 생산을 통해 국내 도입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개발의 경우 개발 완료 시점을 이르면 내년 말 또는 내후년 초로 내다봤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적극적인 사업 확장을 통해 장기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실제 2018년 분할 설립 후 매년 매출의 16%가량(2019년 기준 277억원)을 연구개발비로 활용해오고 있으며, 현재도 백신 생산량 증가에 대비해 안동공장 증축 투자를 진행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측은 “앞으로도 높은 기술력을 토대로 연구개발 과제들을 지속 추진하는 한편, 외부 기관, 정부 지원 등을 포괄하는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연구개발 성과를 극대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