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젓가락질도 힘든 ‘경추척수증’, 치료 늦으면 마비까지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12/17 21:00
경추척수증은 경추 퇴행성 질환에 의한 압력이 척수를 누르면서 손과 다리 근력이 약해지는 질환이다.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지면서 손의 세밀한 운동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물건을 쉽게 놓치는 것은 물론, 젓가락질이나 단추를 채우는 등 작은 움직임에도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하지 근력이 약화됐을 경우에는 보행 장애를 동반하기도 한다.
다만 이 같은 증상들은 대부분 서서히 진행돼, 처음에는 질환을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 증상이 다른 질환과 유사해 오인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발병 초기에는 목 또는 어깨 주변부에 통증을 느끼거나 팔을 움직이는 데 어려움이 생기는데, 이로 인해 목디스크라고 생각할 수 있다. 또 손, 발 기능이 떨어지고 마비증상을 보이면서 뇌 질환을 의심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경수척수증을 다른 질환으로 여겨 정확한 진단이 늦어지면, 심각한 신경손상에 의한 하반신 마비까지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손 기능과 걸음걸이 이상 등 가벼운 증상을 보이더라도, 즉시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발생 원인은 다양하다. ▲선천적으로 척수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은 경우 ▲경증 추간판 탈출증이 있는 경우 ▲퇴행성 질환에 의해 자란 뼈가 커진 경우, 척수신경 압박으로 인해 척수 기능이 저하되며 질환을 유발한다. 척추관이 넓은 경우에도 중증 추간판 탈출증이나 후종 인대 골화증 등이 있다면 척수 신경이 심한 압박을 받으며 척수증이 나타날 수 있다.
중추신경이 눌리는 경추척수증은 보존적 치료로 호전될 가능성이 낮다. 때문에 신경 압박이 심한 상태라면 수술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치료 전에는 확진을 위해 목 부위 척추 MRI 검사를 시행하는데, 이때 척추 질환 진단과 함께 신경 압박 정도를 확인하고 수술 치료 여부와 방법을 결정한다. 검사 결과 신경 압박이 심하다면, 환자 나이와 전신 상태를 고려해 수술 치료를 시행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아도 나이가 젊고 척추관 협착이 심하면 예방 차원에서 이른 시기에 수술을 결정할 수 있다.
경추척수증을 완벽하게 예방하는 것은 어렵다. 척추 퇴행은 나이가 들며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 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바른 자세와 함께 주기적인 스트레칭으로 척추 건강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통해 척추 주위 근육량을 늘리고 신체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