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코로나가 부른 습진… '손소독제' 사용 주의를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12/14 20:00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개인 위생수칙 준수가 강조되고 있다. 특히 '손 씻기'가 중요한 요즘, 피부질환자들은 손을 자주 씻는 것 때문에 고민이 늘었다. 특히 한포진 환자들은 주로 여름철에 손바닥과 발바닥에 발생한 포진 때문에 고생하곤 하는데, 손 씻기로 인해 겨울까지 고생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만성 재발성 습진의 한 종류인 한포진은 현재까지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근본적인 치료가 어렵다.
◇손·발바닥에 작고 가려운 물집 생기는 '한포진'
한포진은 반복적으로 손이나 발에 작고 투명한 수포(물집)가 무리 지어 발생하고, 가려움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만성 재발성 습진으로, 수포가 터지고 아물다가 다시 생긴다. 물집은 작고 둥글며 투명한데, 가려움과 함께 갑작스럽게 생기는 특징이 있다. 주로 10~40세에 많이 발생하는데 뚜렷한 원인은 없으나 스트레스, 다한증이나 아토피 질환의 과거력, 금속 알레르기, 아스피린이나 피임약 복용, 흡연 등과의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로 손 위생 강조되며 습진 환자 증가
한포진은 주로 여름철에 증상이 심해진다. 그러나 손 씻기가 강조되면서 계절과 무관하게 한포진과 같은 손습진 환자가 늘고 있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의료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74.5%의 의료종사자에서 손 습진이 발생했다고 보고된 바 있다. 특히 손 씻기 횟수가 10회 이상인 사람은 10회 미만인 사람보다 손 습진 발생 위험이 2배 이상으로 높았다. 손 씻기 빈도가 손 습진 발생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스테로이드 부작용·재발 힘들다면 한방치료
한포진이 심해지면 스테로이드 연고로 증상을 조절한다. 그러나 한포진은 재발이 많아 스테로이드를 장기적으로 사용하면 피부 위축, 상처 치유 지연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연고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고, 점차 심해진다면 한방치료를 고려해볼 볼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강민서 교수는 "발생 부위의 염증 조절도 중요하지만, 한포진은 결국 면역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므로 원인을 파악해 함께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습포·소염 약침과 한약으로 증상 개선 가능
급성 염증으로 수포가 많이 발생하면서 가렵고 붉어질 때는 염증 완화를 위한 내복 한약과 외용 한약으로 습포 치료를 진행한다. 강민서 교수는 "증상이 심한 경우 국소 피부에 직접적으로 항염증·항알레르기 작용을 한다고 밝혀져 있는 소염 약침 치료를 병행한다"며 "수포가 가라앉고 각질이 생기면서 딱딱해지고 갈라질 때는 손 피부를 회복시키는 한방 연고와 함께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한 면역계통 한약을 함께 복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미 한포진 생겼다면 '손소독제' 쓰지 말아야
피부질환이 없는 사람이라면 습진 발병 위험을 줄이기 위해 손 씻는 횟수를 줄이고, 글리세린 등 보습 성분이 들어간 손소독제를 사용하는 게 좋다. 그러나 한포진 등 습진이 생긴 환자는 손소독제 속 알코올 성분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게 좋다. 한포진 환자는 순한 성분의 손세정제를 이용해 최소한의 횟수로 손을 씻는 게 최선이다. 손을 씻은 후에는 물기를 제거한 후 향료 등 자극성분을 포함하지 않은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