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미국인 대상 조사… 검증 충분치 않다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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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미국 성인 1만2648명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희망여부를 조사한 결과, ‘맞지 않겠다’고 답한 사람이 39%로 나타났다./사진=연합뉴스DB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백신 안전성에 대한 불안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르면 내년 2월 중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첫 접종이 유력한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을 두고 부작용 우려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접종 시작했지만… 3명 중 1명은 ‘안 맞겠다’
영국은 8일(현지 시간)부터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접종되는 백신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BNT162b2’로, 앞서 영국 정부는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BNT162b2’에 대해 긴급사용 승인을 결정한 바 있다. 현재 백신 80만 도즈(40만명분)가 영국 각지 병원에 이송됐으며, 80세 이상 노인과 현장 의료인력 등을 시작으로 접종을 실시할 예정이다.

‘세계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이라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게 됐지만 백신 안전성을 우려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영국 현지 여론조사업체 오피니엄이 실시한 백신 접종 관련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 중 35%는 ‘백신을 맞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3명 중 1명이 백신 접종을 희망하지 않는 셈이다. 백신 안전성에 대해서는 48%가 ‘걱정된다’고 말했으며, 55%는 백신 부작용을 걱정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반대로 접종이 가능하고 정부가 권장한다면 백신을 맞겠다는 응답자 또한 68%에 달해, 백신 접종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은 영국 내 18세 이상 성인 2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지난 2일 영국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 직후 실시됐다.

백신 접종을 앞두고 부정적인 반응이 나온 것은 영국뿐만이 아니다. 최근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미국 성인 1만2648명에게 백신 접종 희망여부를 물은 결과, ‘맞지 않겠다’고 답한 사람이 39%에 달했다. 또 세계경제포럼이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중국, 영국 등 주요 15개국 1만8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조사에서는 27%가 ‘백신 접종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응답 비중 자체는 긍정적인 답변이 우세했으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확실하게 백신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짧은 백신 개발 기간과 이로 인해 충분한 검증을 거치지 못했다는 점 ▲처음 도입되는 방식의 백신이라는 점(화이자, 모더나 등) ▲대규모 사용 사례가 없었다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을 보인다.

실제 전통적인 백신 개발에 10~15년가량이 소요되는 반면, 코로나19 백신은 개발 기간이 1년이 채 안 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높은 파급력을 고려한다면 빠른 개발과 보급이 중요하지만, 안전성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남을 수밖에 없다.

가장 먼저 승인되고 있는 화이자, 모더나 백신의 경우, 사용 사례가 없는 mRNA 방식 백신이라는 점에서도 우려가 높다. 임상 단계에서 효과를 검증했으나, 더 많은 인원과 다양한 연령대 예방 효과에 대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화이자의 백신 효과는 2개월 내 단기 면역 효과를 입증한 것”이라며 “1년 이상 장기적 면역 지속 효과와 많은 인원과 전 연령대에 대한 이상 반응 여부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독감백신 사고 재현될라… 전문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위험하지 않다”
백신 안전성을 우려하는 것은 국내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독감백신 상온노출, 백색입자 발견 등 백신 관련 문제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던 만큼, 안선성에 대해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르면 내년 2월 중 국내에서도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첫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후보물질 ‘AZD1222’가 유력하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 또한 ▲화이자, 모더나 백신에 비해 낮은 효과 ▲투여량에 따른 효능 차이 ▲일부 부작용 사례 등으로 인해 추가 검증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현재까지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이 다른 백신에 비해 특별한 부작용을 보이진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톨릭대 의생명과학과 남재환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부작용의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아니었던 것으로 판명됐다”며 “기존 백신에 비해서도 특별한 부작용이 있다고도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남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위험하지 않다”며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먼저 구매한 것은 전략적으로 옳은 결정이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화이자, 모더나의 mRNA 방식 백신과 관련 “기존에 백신이 유도하는 부작용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현재까지는 mRNA 백신이 다른 백신에 비해 특별히 큰 부작용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다만 확실하게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접종 이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백신 개발을 앞둔 글로벌 제약사들은 현재 각국 정부에 백신 부작용 면책권을 요청한 상태다.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 일본 등은 이를 수용한 것으로 확인된다. 국가에서 면책권을 수용할 경우, 백신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 발생 시 손해 배상금 등의 책임을 정부가 안게 된다. 우리 정부 또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백신 확보를 위해 면책권 수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