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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도, 모더나도 백신 생산량 감축… 국내 수급 ‘빨간불’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원료 확보 차질… 미·영, 공급 계획 크게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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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스테파니 방셀 CEO는 최근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를 통해 올해 생산량을 1000배 늘렸지만 넘치는 수요로 인해 공급체인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DB

화이자, 모더나가 원료 문제로 인해 코로나19 백신 초기 생산 계획을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 승인 심사를 앞둔 가운데, ​두 회사 모두 ​백신 생산·공급량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정부가 두 회사와 백신 구매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며 국내 백신 수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모더나·화이자, 백신 초기 물량 조정할 듯
모더나 스테파니 방셀 CEO는 최근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백신 원료 부족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올해 생산량을 1000배 늘렸지만 넘치는 수요가 공급체인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원료 확보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추후 원료가 부족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원료가)하나라도 빠지면 (공급될 때까지)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화이자 또한 현지 언론을 통해 올해 출하 목표를 절반가량 감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화이자는 원료·공급망 문제로 인해 올해 코로나19 백신 출하 목표를 기존 1억회분에서 5000만회분으로 절반가량 하향 조정했다. 초기 생산 원료들이 공급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올해 백신 선적 목표를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자 측은 이와 관련 “임상시험 결과가 초기 예측보다 늦게 나오면서 원재료 공급망을 늘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두 회사가 공급량 조정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백신 사용이 승인되더라도 당초 예상보다 적은 물량이 연내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정부도 이 같은 점을 감안해 올해 코로나19 백신 공급량을 3억회분에서 3500만~4000만회분으로 대폭 조정했으며, 세계 최초로 화이자 백신 긴급사용을 승인한 영국 정부 또한 연내 공급량을 당초 계획의 절반 수준인 400만~500만회분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화이자, 모더나 모두 내년 물량에 대해서는 당초 계획대로 생산·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년 물량에는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물량 부족 우려… 연내 도입 사실상 어려워
두 회사의 백신 공급량 축소 관련 전망이 제기되면서 국내 백신 수급 지연을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두 회사와 백신 구매 계약을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물량 축소로 인해 계약 체결 후에도 공급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이와 관련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선구매 협상이 완료되지 않은 시점에 백신이 개발될 경우 (공급)순위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며 “두 회사가 갑자기 백신 생산량을 늘릴 수 없는 점을 감안한다면, 생산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국내 공급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정부가 백신 확보에 있어서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 타 국가들에 비해 한 발 늦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비난 여론이 이어지고 있다. 김 교수는 “일찍이 선구매 협상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었으나 안전성 확보를 이유로 정부가 협상에 나서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며 “아쉽지만 지금이라도 빠르게 움직여 안전성이 입증된 백신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구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화이자, 모더나와는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연내 승인 가능성이 낮고 백신 효과에 대해서도 추가 검증이 필요해, 화이자, 모더나에 비해서는 백신 개발·도입이 늦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기업의 백신 개발 또한 아직 1상 또는 1/2a상 단계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연내 백신 수급은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정부는 이와 관련 금주 중 코로나19 백신 확보·수급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발표에서는 코로나19 백신 확보 물량과 구매 시기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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