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 기간’ 1년… 상장폐지 위기 일단 넘겨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던 신라젠이 가까스로 수명연장에 성공했다.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 받은 신라젠은 계속해서 경영 투명성 개선 작업에 집중하는 한편, 항암치료제 ‘펙사벡’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30일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신라젠에 개선기간 1년을 부여하기로 심의·의결했다. 거래소는 신라젠이 경영 투명성 개선 작업과 함께 항암치료제 ‘펙사벡’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이어오고 있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신라젠 입장에서는 당장 상장폐지라는 최악의 결과를 면하게 됐다. 다만 여전히 거래중단 상황이 이어지는 만큼, 주주들의 비난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라젠은 향후 열릴 심사를 통해 거래재개를 통보받을 수 있도록 경영 투명성 개선 작업과 펙사벡의 항암치료제 임상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신라젠은 국내와 미국, 중국 등에서 파트너사와 함께 신장암, 흑색종 등에 대한 치료제 개발 임상을 추진·진행하고 있다. 펙사벡은 유전자 재조합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이용해 개발 중인 항암제로, ▲직접적인 암세포 용해(사멸) ▲적응 면역반응 촉진을 통한 면역치료 ▲암세포 혈관 폐쇄를 통한 종양 사멸 등 3가지 작용기전을 보인다. 개발 기술 특성 상 적응증 확장 가능성이 높은 만큼, 치료제 개발에 성공할 경우 파이프라인 확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신라젠 측 설명이다.
미국과 한국 등에서는 미국 리제네론과 함께 신장암 환자 대상으로 펙사벡과 세미플리맙의 병용 임상 1b시험을 진행 중이며, 미국 국립암연구소와도 대장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펙사벡과 더발루맙, 트레멜리무맙 병용 임상 1/2상에 돌입했다.
또 프랑스 등에서 유럽 파트너사 트랜스진과 고형암 대상 병용 임상(연구자 주도)을 이어오고 있으며, 중국 파트너사 리스팜과 함께 중국에서 흑색종 대상 펙사벡과 ‘PD-L1’ 면역관문억제제 병용 임상 또한 앞두고 있다. 앞서 리스팜은 지난달 중국 국가약품관리감독국 의약품평가센터(CDE)로부터 흑색종 대상 펙사벡 병용 임상1b·2상을 승인 받은 바 있다.
신라젠 관계자는 진행 중인 임상과 관련 “중간 데이터에서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임상 환자 수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등 현재까지는 임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중국에서도 최종 승인 획득 후 파트너사 수주로 원활하게 환자를 모집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간암 임상 3상 중단으로 인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단독으로 진행했던 지난 임상(간암 임상) 시험과 달리 현재 진행 중인 임상 시험은 파트너사와 함께 하는 임상으로, 당시보다 중단 우려가 적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라젠은 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해 최대주주 교체를 포함한 지배구조 개편에도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 제출한 개선 계획서에도 최대주주 교체 등 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한 계획들이 포함돼 있다”며 “경영 투명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경영구조에 이어 지배구조 개편 작업 또한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앞서 신라젠은 지난 5월 전 경영진 배임혐의로 인해 거래가 정지됐으며, 6월 말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 이번 거래소 결정으로 신라젠은 내년 11월 30일 기준 7일 내에 개선 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해야 하며, 거래소는 서류 제출일 15일 내에 기심위를 열어 다시 한 번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