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성 관절염

건선 환자 30%서 발생… 불안·우울 심해
관절 통증·척추 손상 최소화 목표로 치료

美·유럽 '인터루킨-17A 억제제' 우선 권고
국내 환자, 보험급여 기준 탓 사용 어려워

홍승재 교수 "초기부터 쓰면 효과적인데
시간 허비하는 환자들 안타까워"

건선성 관절염은 말초관절염, 지염(손가락·발가락 염증), 피부 건선, 골부착부위염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모든 관절에 침범하며 발생하지만, 특히 손이나 발과 같은 작은 관절에서 자주 발견된다. 주요 증상은 ▲손가락·발가락 부종 ▲관절 부종과 통증 ▲조조강직(아침에 관절이 뻣뻣한 느낌) 등이며, 건선 발병 10년 후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부 환자의 경우 건선보다 건선성 관절염이 먼저 발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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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질환·관절염 합쳐진 건선성 관절염

미국국립건선재단에 따르면 전체 건선 환자 중 약 30%가 건선성 관절염을 겪고 있다. 만성 염증성 질환인 건선성 관절염은 일상생활에 부담을 주는 피부 건선과 관절염이 합쳐진 질환인 만큼, 신체적·심리적으로 환자 삶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영구적인 관절 손상과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며, 증상 발현 후 치료 없이 6개월을 방치할 경우 관절 손상과 장기적인 신체 기능 악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피부에 나타나는 건선 증상도 환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건선성 관절염 환자의 삶의 질에 대한 해외 연구에 따르면, 환자가 정신적으로 받는 부정적 영향은 대부분 피부 증상에서 기인했다. 또 건선성 관절염 환자들은 일반 건선 환자보다 불안과 우울증이 더 높게 나타났다.


경희대학교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홍승재 교수는 "건선성 관절염은 피부와 관절에 모두 영향을 주는 만큼,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다"며 "특히 관절의 경우 치료가 늦어지면 영구적인 변형과 함께 외부로 보이는 피부도 환자의 큰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에, 처음부터 피부와 관절을 함께 관리하는 방법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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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 관절류마티스내과 홍승재 교수
◇美 류마티스학회, '인터루킨-17A' 억제제 사용 권고

건선성 관절염 관리는 관절 통증과 척추의 구조적 손상, 피부 증상 등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다. 미국 류마티스학회(ACR, American College of Rheumatology)는 '인터루킨-17A' 억제를 치료 방법으로 권고하고 있다. 인터루킨-17A는 관절·골부착부위 염증과 구조적 손상, 건선 등을 일으키는 물질로, 억제제를 통해 인터루킨-17A의 활동을 막음으로써 건선성 관절염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또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 European League Against Rheumatism)는 '건선성 관절염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한 가지 이상 전신치료제(csDMARD)에 불충분한 반응을 보일 경우 생물학적 제제를 권고하고 있다. 특히 피부 증상이 있는 건선성 관절염 환자에게는 인터루킨-17A 억제제 등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제한적인 국내 요양보험 급여 기준… 환자들 사용 어려워


아직까지 국내 건선성 관절염 환자들은 인터루킨-17A 억제제를 첫 생물학적 제제로 사용할 수 없다. 제한적인 요양보험 급여 기준 때문이다. 현행 국내 요양보험 급여 기준에 따르면, 건선성 관절염 환자가 인터루킨-17A 억제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다른 생물학적 제제에 대한 반응이 불충분하다는 것을 확인하거나, 부작용·금기 등으로 치료를 중단해야 한다. 이 같은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인터루킨-17A 억제제 이전에 최소 항류마티스제제(DMARD) 2종과 TNF-α 저해제 1종을 거쳐야 하는데, 해당 치료에 대한 반응이 불충분하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최소 9개월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환자들은 이로 인해 인터루킨-17A 억제제가 국내에 들어온 지 5년이 지났음에도, 피부 증상과 관절 통증·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치료를 시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홍 교수는 "피부 증상을 동반한 건선성 관절염 환자는 초기부터 인터루킨-17A 억제제로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지만, 요양보험 급여 기준으로 인해 처음부터 사용하지 못하고 다른 치료제에 효과가 없다는 것을 증명한 후에나 사용할 수 있는 실정"이라며 "적절한 치료가 늦어지면서, 환자는 물론 치료하는 의료진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