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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백신 내년 국내 도입? 생산부터 유통까지 '산 넘어 산'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백신 효과 속단 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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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는 지난 9일(현지시간) 자사 코로나19 백신 ‘BNT162b2’가 임상 3상에서 90% 이상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화이자의 백신 효과 입증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 세계가 백신 개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국내 역시 해당 백신의 실제 효과와 도입 시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만으로 백신 효과를 속단하기 이르다는 데 의견을 모은다.

“2개월 내 단기 효과 확인한 것”
화이자는 지난 9일(현지시간) 바이오엔테크와 개발 중인 자사 코로나19 백신 ‘BNT162b2’가 임상 3상에서 90% 이상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진행 중인 임상 3상의 중간 결과로, 앞서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임상 3상 참여자 총 4만3538명을 1:1로 나눠 백신과 위약을 각각 투여했다. 화이자는 이 중 9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94명 중 90% 이상이 위약 투여군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예방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것은 확진자 94명 중 백신 접종자 비중이 10% 미만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발표만으로 효과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이번 발표는 2개월 내 단기 효과를 확인한 것으로, 3개월, 1년 단위 장기적 면역 지속 효과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더 많은 인원에게 접종했을 때 이상 반응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발표에서는 ▲중증(입원·사망)환자 예방 ▲전 연령 예방 ▲장기적 예방 ▲감염 차단 효과 ▲대규모 접종 시 안전성 ▲변이 바이러스 방어 등이 검증되지 않았다. 임상이 아닌 의료 현장에서의 예방 효과 또한 알 수 없다.

효과 있어도… 백신 보관·유통 체계 미흡
화이자가 모든 임상을 마치고 코로나19 백신을 상용화해도, 국내 도입은 내년 하반기 이후 가능할 전망이다. 도입을 위해 선행돼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나라는 아직 화이자와 백신 구매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백신 개발이 완료돼도 미국, 유럽, 일본 등 선구매 계약을 마친 국가에 비해 백신 도입이 늦을 수 있다.

계약을 마친 후에도 문제다. 우리나라는 해당 백신을 도입해 유통·보관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지 못했다.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핵심 성분인 mRNA는 변질을 막기 위해 영하 70도 이하에서 보관해야 한다. 따라서 국내 도입을 위해서는 해당 백신의 보관·유통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다. 김 교수는 “현재로썬 백신을 구입하더라도 국내에 도착해 접종 장소에 유통·접종되는 데까지 혼란이 예상된다”며 “백신 구매에 앞서 심도 있는 논의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신 허가·시판 ▲대량 생산 설비 구축 ▲유통·보관 시스템 구축 ▲안전한 예방 접종 등 4가지가 갖춰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발생한 독감 백신 상온 노출 사고로 인해, 백신 유통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높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한편, 화이자는 다음주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백신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FDA 허가가 완료될 경우, 연내 5000만회 투여분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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