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코로나 상황에도 마스크 '벗어야 하는' 사람들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10/19 10:11
최근 만성 천식 환자가 비행기 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강요받고 마스크를 쓰고 있다가 '과호흡'을 겪었다는 해외 뉴스가 전해졌다. 코로나19 사태의 지속으로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됐지만, 마스크가 건강에 독이 되는 사람들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재열 교수는 "만성호흡기질환이 있는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 급하게 내렸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며 "천식, 기관지염, 만성폐쇄성폐질환, 만성간질성폐질환 등 폐기능이 약한 호흡기질환자는 마스크 착용이 기도 저항을 높여 호흡 활동을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기존질환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N95 마스크를 착용하게 하고, 보행 테스트를 했더니 일부 환자에서 호흡곤란척도점수가 3점 이상으로 높아지고, 현기증, 두통이 나타났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마스크 착용이 오히려 위험을 초래한 것이다.
김재열 교수는 “폐기능이 낮은 만성질환자의 경우 개인의 질환과 증상에 따라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산소 부족 때문에 호흡곤란 악화, 저산소혈증, 고이산화탄소혈증, 어지러움, 두통 등이 발생하면서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수 있다"며 "증상 발생 시에는 개별 공간에서 마스크를 즉각 벗고 휴식을 취한 후 증상이 완화되면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자는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기 위해 되도록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지만,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는 음료를 휴대해 자주 마시는 것이 좋고 미리 주치의와 상담한 후 숨쉬기가 비교적 편한 KF80이나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우선적으로 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부전 등 심혈관질환이 있는 사람도 마스크 착용으로 호흡곤란 등이 발생하고 기존 질환이 악화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중앙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원호연 교수는 "선천성심장병이 있거나 고혈압, 고지혈증, 부정맥, 협심증, 심부전 등의 심뇌혈관질환자도 마스크 착용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19 감염이 심혈관질환 환자들에서 중증 폐렴의 빈도를 높이고, 기저 심혈관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미세먼지도 심혈관질환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불편하더라도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하지만, 마스크 착용 시 심장혈관질환으로 호흡곤란이나 흉통이 있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사용하기 전 의사와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