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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욕설, 영국 20대 여성… 병 때문이었다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 김명주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20/10/07 11:37
영국에서 20대 여성이 자신의 의도와 상관 없이 남편과 아이에게 욕을 계속 내뱉고 있다.
6일 영국 일간 메트로에 따르면 영국 남서부 콘월주의 펜린에 사는 헤이레이 엘리자베스 허니(27)는 3주 전 잠에서 깬 후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더니 욕설을 지속하게 됐다. 그는 남편 매트에게 항상 `FXXX`라는 욕설을 섞어 말하고 5살 딸과 2살 아들에게도 비슷한 욕설을 붙여 "꺼져라"라는 식의 막말을 쏟는다. 가족을 비롯한 주변 친지들에게도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이거나 먹어라”라고 말하는 등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전에는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남편이 퇴근하는 저녁이 되면 내가 자신을 마구 때리면서 아무 말이나 닥치는 대로 내 뱉는다”고 말했다. 병원에 방문한 그는 ‘뚜렛증후군(Tourette`s Disorder) ’ 진단을 받았다.
뚜렛증후군은 틱 장애가 만성적으로 이어져 치료가 어려운 상태다. 틱 장애는 유전, 뇌 이상 같은 생리적 요인, 불안함을 유발하는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기는데, 눈을 깜빡거리거나 입을 씰룩거리는 등 단순한 동작을 반복하는 `운동 틱`과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소리를 내는 `음성 틱`으로 나뉜다. 운동 틱과 음성 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 욕을 하거나 의미 없는 단어를 반복하고 자신을 때리고 어깨를 으쓱하는 등의 이상 행동을 하게 된다. 이런 증상은 대개 몇 주에서 몇 달간 지속하며, 흥분하거나 피곤한 상태면 더 심해진다. 틱장애가 계속돼 뚜렛증후군으로 악화하면 아무리 애써도 자신의 언행을 멈추지 못하게 된다. 이 때문에 우울증·사회 공포증이 생길 수 있어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에 내원에 상담·치료를 받아야 한다.
틱 장애의 치료는 행동치료가 우선이다. 일단 틱이 오기 전의 느낌을 의사 등 치료자와 함께 파악한다. 예컨대 어깨를 으쓱거리는 틱이 생기면 어깨를 두 팔로 감싸주는 방법으로 틱 행동을 줄이는 식이다. 심호흡 같은 이완요법과 스트레스 관리도 도움이 된다. 틱이 잦고 심해서 생활에 지장을 주면 행동치료와 함께 약물치료를 바로 하는 게 좋다. 약물치료는 항정신병 약물을 써서 도파민 수용체를 막고 행동을 완화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행동치료와 약물치료를 해봐도 효과가 없으면 시술·수술을 하기도 한다. 보톡스를 놓거나, 뇌에 자극을 주거나 틱을 유발하는 부위와 연관된 뇌를 잘라내는 수술을 시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