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
"피곤하다"는 말 달고 사는 사람… '병적 피로' 의심하라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09/17 07:30
"오늘도 피곤하다"
피곤하다는 말을 달고 사는 사람이 있다. 단순 피로가 대부분이지만 병 때문일 수도 있다.
의학적으로 피로는 ‘일상적 피로’와 ‘병적 피로’로 구분한다. 병적 피로는 병 때문에 생기는 증상이고, 일상적 피로는 신체적 질환은 없지만 움직임(운동), 스트레스, 환경적 요인에 따라 자연스레 몸이 피로를 느끼는 현상이다.
일상적인 피로… 카페인도 원인
먼저 움직임이 많아지면 근육운동 시 소비되는 ‘글리코겐’은 줄고, 피로유발물질인 ‘젖산’이 쌓이면서 피로를 느끼게 된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우리 몸의 세포와 DNA를 공격하는 ‘활성산소’를 증가시켜 피로를유발한다. 소음, 추위, 더위 등 환경적 요인도 피로를유발하는데, 몸이 원하지 않는 외부 환경을 방어하려고 활동에너지를 소비하게 돼 피로도가 커진다.
그밖에 일상적 피로 요인으로 술, 담배, 카페인이 대표적이다. 이것들은 중추신경을 억제해 수면부족을 야기시키므로 피로를 부른다. 술 마신 다음날 피곤한 것은 알코올이 간에서 해독과정을 거치면서 불필요한 활성산소가 늘어난 탓이며, 담배도 타르와 니코틴 등 유해물질이 활성산소 생성을 더욱 촉진하기 때문이다. 술, 담배를 즐기는 사람이 피로도를 더 느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을 하더라도 몸으로 움직여 일하는 사람과 앉아서 일하는 사람의 피로 강도는 차이가 난다. 몸을 움직이면 혈액순환과 근육발달로 이어져 피로회복을 돕는 아미노산 등의 물질이 자체 생성되지만, 정신적노동만 하면 피로유발물질인 젖산 분비만 증가해 피로가 가중된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운동을 하면 근육은 피로를 느끼지만 운동 과정에서 혈중산소가 지속적으로 공급돼 몸 속 노폐물이 배출되고 에너지 생산은 증가돼 피로회복이 빠르다. 만성피로가 있는 사람은 급격한 운동피로를 유발하지 않는 스트레칭, 요가, 태극권, 걷기, 등산 등이 좋다.
병적피로… 원인 질환 찾아라
‘병적 피로’는 병의 증상으로 피로가 생기므로 원인이 되는 병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병적 피로는 세부적으로 정신질환(우울증, 불안장애,정서적 스트레스, 정신분열증 등) 때문에 생기는 것과 내과질환 때문에 생기는 피로로 구분된다. 정신질환이 원인이면 피로가 아침 기상 시 가장 심하지만, 내과질환 때문이면 기상 후 시간이 지날수록 피로가 심해진다. 또 정신질환은 움직일수록 피로 증상이 완화되지만, 내과질환이 있으면 증상이 오히려 악화되는 차이점이 있다.
피로를 유발하는 내과질환은 ▲내분비질환(당뇨병, 갑상선) ▲심혈관질환(고혈압, 부정맥, 동맥경화증) ▲호흡기질환(폐기종, 만성기관지염, 결핵) ▲혈액질환(빈혈) ▲간질환(만성간염, 간경화) ▲치매·알쯔하이머 ▲암 등이 대표적이다. 암 중에선 대장암,유방암, 췌장암, 백혈병의 피로 증상이 가장 심하다.
내과질환이 원인이면 피로 이외의 증상도 동시에나타나는데 빈혈은 숨이 차고 어지럼증이 동반되며간 질환은 소화불량, 황달, 복수가 찬다. 당뇨병 환자는 피로감과 함께 물을 많이 먹고, 소변도 자주 보며체중이 준다.
그 밖에 약물의 과다복용이나 부작용이 피로의 원인일 수 있다. 술(알코올)과 커피(카페인) 이외에 수면제, 안정제, 소염진통제, 고혈압 치료제, 먹는 피임약 등이 피로한 증상을 불러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