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영혼'마저 잠식하는 코로나19… '심리 방역' 이상 없나?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09/04 16:53
'격리 이탈' 늘고 불안·우울까지… 사회 안전망 '위기'
‘코로나 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지속되면서 과거의 일상은 사라졌다. 새로운 생활방식이 고착화되는 분위기다. 코로나 시대의 여러 문제 중 하나로 지적받는 게 '사회 균열' 현상이다. 길어진 사회적 거리두기로 마음까지 병들어 가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이로 인해 각종 사회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요즘 사람들, 날카롭고 극단적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방역수칙 위반'이라는 새로운 범법 행위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으로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1794명이 수사를 받고 있다. 격리조치 위반 등 혐의로 957명은 기소됐고, 746명은 수사를 진행 중이다. 또한 지난 5월 26일부터 시행된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위반한 혐의로 385명이 수사를 받았으며, 이 가운데 198명이 기소됐다.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는 일반 시민들도 심리적 갈등을 겪는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이 지난 7월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10명 중 7명(69%)은 "요즘 많은 사람이 일상적인 행위에도 더욱 날카롭고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고 응답했다. 코로나 시대가 가져온 불안, 분노, 우울 등은 사람들을 예민하게 만들고 있다.
극복하겠다는 자신감과 연대가 필요한 때
당장 코로나를 잠재우거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중단하기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심리방역이 붕괴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부 지자체들이 운영하는 심리방역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방법이다. 서울시는 '서울시 청년 마음건강 랜선박람회'를 열어 온라인으로 각종 마음챙김 프로그램 체험을 제공한다. 경기도정신건강복지센터도 심리면역 프로그램 'SPRING'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과 마찬가지로, 심리방역에도 개인의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지난 2일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극복에 마음을 모으고, 한 번 더 힘을 내서 이번 유행이 극복할 수 있기를, 유행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모두가 어려운 상황, 전문가는 이를 피할 수 없다면 주변과 연대하며 '기회'로 삼아볼 것을 권한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 교수는 "마음을 잘 다스리고, 연대의 소중함을 깨닫는다면 언제 닥칠지 모를 또 다른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강인함을 배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