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결혼 전 보관했던 난자로 '쌍둥이' 출산했어요"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08/21 10:15
분당차병원 이찬(부인암센터)·정상희(산부인과)·신지은(난임센터) 교수로 구성된 다학제팀이 3년 전 냉동 보관한 난자를 해동해 임신, 출산하는 데 성공했다.
과거 자궁내막증으로 우측 난소난관 절제 수술을 받은 A씨(30)는 2년 후 좌측에 8cm 크기의 자궁내막증을 진단받았다. A씨는 “주치의였던 이찬 교수가 종양 크기가 커 남아있는 난소도 수술해야 할 수 있으니 난자를 냉동 보관할 것을 권했다”며 “당시 결혼·임신에 대한 계획은 없었지만, 언젠가 아이는 꼭 낳고 싶다는 생각에 난자 보관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난임센터 신지은 교수는 난자를 채취한 후 A씨의 난자를 냉동 보관했다. 이후 좌측 난소 보존 치료를 진행해 오던 A씨는 3년 후 결혼해 자연임신을 시도했지만 잘되지 않아 냉동 보관한 난자를 이용해 시험관시술로 임신에 성공, 자연분만으로 건강한 두 딸을 출산했다.
산부인과 정상희 교수는 “20대 젊은 나이에 미혼이었던 A씨가 난자를 보관하지 않았다면 난소기능 저하로 임신과 출산이 어려웠을 수 있다”며 “당장 자녀계획이 없는 미혼 여성이라도 반드시 출산 계획을 염두하고 가임력 보존을 위한 수술과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의 분석 결과, 따르면 항암 및 기타질환으로 난자를 보관한 여성은 2010년 3명에서 2018년 94명으로 31배 이상 증가, 매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출산 전 여성이 항암 치료를 받아야 한다거나 자궁이나 난소 질환이 심한 경우라면 반드시 난자 보관을 통해 가임력을 보존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지은 교수는 “최근에는 난자 동결과 해동 기술력도 좋아져 냉동된 난자 해동 시 생존율이 90% 정도로 발전했다”며 “질환이 있는 여성은 물론 35세 전후의 여성이라면 반드시 상담을 받아 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차병원은 지난 2011년에는 백혈병으로 미리 난자를 보관해 10년간 동결한 여성의 난자를 해동해 출산에 성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