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어릴 때 '이것'이 애늙은이 만든다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 김명주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20/08/04 14:34
폭력이나 학대 등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겪은 아이는 빨리 노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학 연구팀은 11만6000명을 대상으로 어릴 때 겪은 트라우마와 사춘기가 시작된 시기·세포 변화 여부의 관계를 조사했다. 이어 3253명을 대상으로 어린 시절 겪은 트라우마가 두뇌발달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연구 결과, 폭력이나 학대 같은 트라우마를 겪은 아이는 염색체의 말단에 있는 '텔로미어(telomere·DNA 말단부에 있는 특수한 입자)'가 짧고, 사춘기가 빨리 왔다. 더불어 복내측 전전두엽 피질(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의 두께가 얇았다. 텔로미어는 나이들수록 짧아져 노화의 정도를 측정하는 기준으로도 활용되는데, 아직 어린 아이의 텔로미어가 짧다는 뜻은 이미 빠른 노화가 이뤄진 것을 뜻한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사춘기가 일찍 오는 이유는 생명에 위협을 느낀 몸이 2차 성징을 촉진해 번식하게 하려는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복내측 전전전두엽 피질 두께가 얇아지는 것도 노화 현상의 일종이다.
연구를 진행한 케이티 맥러플린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어릴 때 트라우마를 겪으면 노화가 빨리 진행된다는 사실이 나타났다”며 “노화가 빠르면 당뇨병·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심리학 협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에서 최근 발표했다.